온 이야기

[부고] 신부전 투병 중이던 해밀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13살 나이로 신부전 투병 중이던 해밀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해밀이는 10년 넘게 길에서 생활하던 중 신부전을 진단받아 구조되었습니다. 비교적 신부전 진행이 느렸지만 최근 잘 먹던 밥도 먹지 않고 기력이 떨어졌습니다. 치료를 이어가며 상태가 좋아지기를 기대했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며 폐렴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아픈 몸에도 해밀이는 한결같이 온순하고 친근했습니다. 프레디의 그루밍을 받을 때도, 사람의 손길을 느낄 때에도 골골거리며 좋아했습니다. 오랜 길생활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법도 한데, 해밀이는 기꺼이 온캣의 모두와 사랑을 주고 받았습니다.


해밀이가 다른 고양이들과 활동가들에게 건네 준 사랑은 따뜻하고 다정했기에, 추운 겨울에도 그 온기가 아직까지 느껴집니다. 더는 고통 없는 여정에 평온함이 깃들기를 바라며 활동가의 편지를 전합니다.


✉️나한테 아직 너랑 하는 이별은 예상했던 일이 아니어서, 이별을 마주한 이 순간이 초 단위로 슬프고 먹먹하다. 해밀아, 이번 생에 한 여행은 어땠어? 좋았던 기억이 더 많은 시간이었어? 부디 예쁜 기억들이 가득한 여행이었길 바래.

10년이 넘는 길생활 끝에 우리 만났잖아. 성격이 너무 수더분한 착한 고양이가 입주한다는 소식에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너한테 선물할 이름을 고심했고 여러 후보들 끝에 넌 해밀이라는 이름을 갖고 우리는 만났지. 낯선 환경이 무서울 법도 했을텐데 넌 잘 적응해줬어. 지금 생각해보면 넌 낯선 우리가 건네는 사랑도 기꺼이 받을 줄 아는 다정하고 사랑이 가득한 고양이었던 게 아닐까 싶어. 너무 사랑이 많고 다정해서, 주는 사랑이 어떤 모양이든 어떤 크기든 기꺼이 받는 그런 고양이. 또 종종 네가 되려 우리한테 사랑을 뭉텅이로 불려서 돌려주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벅차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난 제일 좋은 것들로 너한테 보답하고 싶었던 것 같아. 작은 몸으로 10년 넘게 길에서의 생활이 벅차게 고되진 않았을지, 지금 우리와 보내는 모든 시간이 충분히 편안한지 난 널 마주하는 모든 순간마다 걱정하고 고민했어. 더 잘해주고 싶어서. 사랑을 받을 줄 아는 너한테 더 좋고 근사한 사랑을 건네고 싶어서 많이 고민하면서 네 시간을 대했는데 어땠을지 모르겠다. 근데 있잖아, 내가 좀 서툴렀어도 하나 자신있게 꼭 알려주고 싶은 건 널 너무 사랑한다는 거야. 통통히 오르는 살들과 편안해지는 표정들, 슬깃 건네는 애교나 간식소리에 도도도 달려오는 네 모습들 하나하나에 난 하루가 통째로 행복할 정도로 네 존재가 나한테 그랬어. 나 참 너한테 받은 게 많아서..그래서 더 슬프고 미안한 거 같아. 그래도 우리 해밀이 참 많이 사랑받았다. 우린 자주 모여서 소소한 네 모든 걸 기특해했고 사랑한다고 말했어. 알고있지? 다음에 만나면 우리 셀 수 없이 오래 함께있자.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있고싶어. 우리 곁에 와줘서 고마워,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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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아, 안녕.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마음의 정도는 참 컸던 거 같아.


나는 자주 볼 수 없어서 그런지, 볼 때마다 살이 오른 너의 모습을 보면 참 기분이 좋고 안심이 되고 그랬어.

그만큼 점점 움직임이 적어지고 살이 빠지는 너를 보는 게 슬펐지.


나는 너에게서 다정함을 배운 거 같아.

늘 친구들에게 다정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했던 너의 모습이 영원히 기억에 남을 거야.


아쉬운 마음을 많이 남기진 않을게.

네가 센터에 있는 동안 너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 시간 동안 네가 정말 행복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라고 믿어. 

너를 기다리고 있을 티벳이와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새로운 행복들을 알아가면 좋겠다.


못다 한 이야기는 우리가 다시 만나면 꼭 들려줘.

내가 알지 못했던 너의 많은 시간들이 궁금하니까.


그때까지 잘 지내, 해밀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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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너를 내 사랑 예쁜이,예쁜아라고 불러주면 사랑 가득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다가와 안겨줬던 해밀아

비가 그친 후 맑게 개인 하늘을 뜻하는 이름대로 너는 항상 맑은 하늘 같았고 따뜻했어 길 생활을 오래한 너에게 맑은 하늘이 되어주고 싶어서 지어준 이름이였는데 되려 해밀이가 나에게 더 맑은 하늘이 되어준거 같아 

친구들에게도 활동가들에게도 사랑을 나눠주고 따뜻하게 해준 해밀아 너가 나눠준 사랑이 부족한 나에게는 한없이 엄청 큰 사랑이였던걸 알까 부족한 내가 주는 사랑도 너에게도 닿았을까 만약 닿았다면 사랑을 한아름 안고 갔으면 좋겠다 


해밀이 너와 같이 예쁜 봄을 보지못하게 되었지만 너와 함께한 1년 넘는 시간 함께해서 행복했고 씩씩하게 있어주는 모습에 감사했어 너에게 마지막이 너무 아프지않았던 시간이길 바래

난 좋았던 기억들로만 기억하는게 좋은 이별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후회되는 순간보단 해밀이와 좋았던 추억들로만 가득 채워 해밀이를 기억할게

우리의 연은 이미 닿아있으니까 나중에 만나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거야 내가 기억하고 다가갈께 우리 나중에 만나자

해밀아 내 사랑 예쁜이 많이 사랑해 조심히 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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