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번식 학대에서 벗어난 62마리 고양이들, 그 후 6개월



1. 번식장 밖으로 나온 62마리 고양이

지난 3월, 울산에 위치한 고양이 불법 번식장에서 대규모 학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된 고양이들의 대다수가 전염성 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번식 학대'였습니다. 다양한 품종의 고양이들은 그곳에서 그저 번식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현장은 참혹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태막에서 나오지 못한 태아와 조산 후 사망한 어미묘가 나란히 누운 채 발견되었습니다. 한켠에는 생식기에서 피를 흘린 채 겨우 숨만 붙어있는 고양이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래 방치되었는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상태였습니다.

번식장 동물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경우는 단 두 가지입니다. 작고 어린 상품이 되어 경매장을 거쳐 펫숍으로 가거나, 삶이 다할 때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끝내 사망하는 경우입니다. 펫숍 진열장 뒤에는 그 괴롭고 외로운 삶들이 철저하게 감춰져 있습니다.

이들이 구조되지 않았다면, 펫숍에서 판매할 동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무수히 겪어야 했을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 끔찍한 학대의 굴레를 끊고 62마리 고양이들을 번식장 밖으로 데려 나왔습니다.


2. 새로운 삶을 시작한 83마리 고양이

구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묘들이 출산하며 구조묘들은 총 83마리가 되었습니다. 온캣에 보호 공간이 매우 부족하여 새끼 고양이 8마리는 타 동물보호단체로 이동해 입양처를 찾고 있습니다. 나머지 고양이들은 입원 치료를 마치고 모두 온캣에 입주했습니다.

호흡기·피부 질병을 앓던 구조묘들은 대부분 개선되었지만, 평생 병을 안고 살아야 하는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생식기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루온이'가 그렇습니다.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루온이는 사망한 태아를 품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태아가 사망한지 한 달 이상 되었고 그로 인해 농과 염증이 온몸에 퍼져 루온이까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긴급 수술로 기적처럼 생명을 지켰으나, 치료 중 말단 비대증까지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뇌 질병으로 수술은 어려운 상태이며,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후유증으로 호흡기 관리 또한 평생 필요합니다.

'눈꽃이' 또한 특히나 아픈 손가락입니다. 간이 파열되어 출혈이 발생하는 응급 질병을 앓고 있어 긴급 수혈을 세 차례나 진행했습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고, 언제라도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어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를 보이면 즉시 병원으로 가 상태를 확인합니다.

루온이와 눈꽃이는 이제야 비로소 돌봄과 애정의 온기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배설물로 가득 차 디딜 곳도 없던 바닥 대신 매일 관리하는 청결한 공간에서 생활합니다. 장난감을 따라 뛰어다니고 좋아하는 자리에서 낮잠을 잡니다. 하루 종일 활동가들을 눈으로 쫓고, 앞발을 내밀며 관심을 달라고 부릅니다. 삶에 마땅한 것들을 이제서야 누리는 이들에게 번식장에서의 삶은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요?

3. 가족을 만난 58마리 고양이

구조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58마리가 입양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집과 가족이 생기는 순간, 이들에게는 또 다른 세상이 열렸습니다. 센터에서 못 보던 새로운 모습들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게 입양 후기 속에서 온전히 느껴집니다.

"이렇게 애교도 많고, 말도 많고, 사냥 놀이도 좋아하고, 밥도 잘 먹는 아이가 번식장에 있었다는 걸 떠올리면 안쓰러워요. 센터에서 다른 친구들이 저한테 다가올 때 가만히 쳐다보던 단비가 이렇게 변한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더 예뻐해 주고 더 사랑해 줘야지 생각해요. 단비가 집에 오기까지 구조와 치료에 도움을 주신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단비가 된 몽땅이의 가족

"손길이 낯설어도 곁에 있고 싶고 얼굴 쓰다듬어 줬으면 하는 미미 모습에 가슴 한켠이 미어지기도 하지만, 기특하고 사랑을 가득 주고 싶어져요. 우리 미미는 재미지고 사랑 가득 한 날들을 보내게 될 거예요. 미미를 만나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 미미가 된 일쿤이의 가족

동물자유연대에서의 ‘입양’은 두 생명의 삶을 바꾸는 일입니다. 위기 속에서 구조된 동물이 가족을 만나 집으로 가고, 그 빈자리에 또 다른 동물을 구조하여 가족을 만나는 날까지 보호합니다. 남은 17마리 구조묘들의 기다림이 길어지지 않도록, 동물자유연대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울산 불법 번식장 구조묘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번식 학대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입니다. 생명을 구입하는 행위는 또 다른 피해 동물들을 만들어냅니다. 반드시 기억해 주세요. 펫숍 뒤편에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 오랜 기간 동안 구조묘들의 치료와 보호에 힘써주신 동물자유연대 협력병원 의료진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입양이 어려우시다면 보호소에서의 삶을 함께 지키는 결연가족이 되어주세요. 결연가족은 안전하게 생활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호소에서의 삶을 함께 지키는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 구조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입니다. 울산 불법 번식장 구조묘들의 사연을 공유해 가족을 만나러 가는 징검다리를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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