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두 다리로 힘차게 나아가던 담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두 다리로 힘차게 나아가던 담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 /
  • 2024.06.18 12:01
  • /
  • 436
  • /
  • 6



2024년 6월 15일, 담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신부전을 앓던 담이는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았습니다. 최근 식욕 부진 증세를 보인 이후 입퇴원 주기는 점점 짧아졌습니다. 그러다 더이상 어떤 치료로도 신장 수치가 오르는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입원중이던 담이는 온캣으로 돌아와 남은 시간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이동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병원에 머물렀습니다.



활동가들은 담이가 좋아하던 츄르를 들고 면회를 갔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을 알았는지 그 무엇도 잘 먹지 않던 담이는 정말 맛있게 받아먹었습니다. 평소처럼 힘 있게 반짝이는 눈에 활동가들을 담고 손길을 한껏 느꼈습니다. 비록 더 함께하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밝고 씩씩하던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게 힘내준 담이에게 참 고맙습니다.



담이는 하반신이 마비된 채 주차장에 고립되어 있던 아기 고양이였습니다. 입주 초반에는 경계심이 가득했지만, 고양이 친구들과 지내며 밝은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밥 시간이 되면 신나게 뛰어나오고 낚싯대를 흔들면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기웃거리곤 했습니다.

비록 평생을 불편한 몸으로 살아야 했지만, 대부모님 덕분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습니다. 담이의 삶에 끝까지 함께해주신 대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대부모님이 보내주시던 애정어린 마음 소중히 안고 떠났을 담이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담이를 보내며 온캣 활동가들의 편지를 전합니다.



늘 밝던 담이에게

담이야! 얼마 전 네 결연 사연을 새로 만들었는데, 제목을 '두 앞다리로 힘차게 나아가는 담이'라고 지었어. 늘 밝고 씩씩한 너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마음에 들었으려나?

면회 갔을 때 "이번엔 우리가 왔으니까 다음에는 너가 와"라고 했던 말 들었지? 늘 밝던 모습처럼 빛나는 별 되어 친구들이랑 못다 한 인사도 나누고, 활동가들에게 이제 괜찮다고 말해주러 와.

챙겨간 간식 맛있게 먹어주어 고맙고, 우리 슬퍼하지 않게 힘내주어 고맙고, 마지막으로 추억 남길 시간 만들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너를 보내는 활동가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서 많이 고마워.

이제 나비온에 가도 숨숨집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어야 할 담이가 없네.. 연두색 눈에 쿠앤크 얼굴을 하고 튼튼한 두 다리로 어디든 힘차게 다니던 담이 기억할게. 아프지 말고 푹 쉬어.


담이에게 

담이야. 항상 친구들 사이에서도 잘 지내고 조용히 다가가는 손길을 좋아하던 네가 떠났다는 게 아직 잘 실감이 안나.

많이 아프다가 가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점점 살도 빠지고 약해지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

그곳에서는 아프지말고, 건강하고 밝게 잘 지내고 있어야해. 우리 다시 꼭 만나자, 사랑해



담이야, 다음 생에는 꼭 건강한 사람으로 태어나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하고 싶은 일들 맘껏 했으면 좋겠어. 그때 동안 네가 없는 날들을 잘 버텨보며 살아가 볼게. 수많은 나날들 중 너를 만나 행복했어. 고마워 담이야



담이에게

너무너무 보고 싶은 담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천사 담이

콧잔등에 쿠앤크 무늬가 가장 깜찍한 담이

동그란 연두색 눈동자로 항상 순수하게 바라보던 담이

등을 쓰다듬으면 손길 따라 으쓱거리며 좋아하던 담이

담이는 그저 예쁘고 사랑스럽고 착했던 기억만 가득해.

그래서 담이가 너무 애틋하고 보고 싶고 그런가 봐.

우리 담이 정말 너무 고생 많았어.

통통한 몸에 밥도 바로 잘 먹던 모습이 불과 일 년 반 전인데, 아프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날이 말라가고, 마지막 압박 배뇨배변할 때 결국 허리가 한 줌에 쥐어질 정도로 야윈 게 느껴져서 예전 사진들을 볼 때마다 그때의 담이가 참 많이 그리웠어.

아픈 와중에도 밥 먹으라고 옆에서 어르고 달래면 애교 부려주고, 무슨 처치를 하든 착하게 다 해주고.. 담이는 분명 지금쯤 아기천사가 되었을 거야.

밤사이 쉬야가 갈수록 많이 새서 얼마나 밤새 찝찝하고 춥지 않았을까 그게 난 너무 마음이 아팠어.

담이 이제 네 다리 전부로 튼튼하게 버티고 서있는 거지? 몸속 모든 장기들 다 온전하고, 어지럽지도 않고, 먹고 싶은 맛있는 거 맘껏 먹으면서 지내는 거지? 

사실은 담이에게 전하지 못한 얘기도 더 많고, 담이와 이별할 마음의 준비도 전혀 되지 않았어. 

담이야 다음에는 우리 집으로 와. 눈빛만 봐도 천사 담이인 거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너무너무 사랑해.






댓글 달기


댓글


당근집사 2024-06-18 15:59 | 삭제

에메랄드 초록의 눈에 빠져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활동가님들이 올려주시는 사진과 동영상에서 담이가 씩씩한 친구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어쩌다 업로드되는 소식도 감사했고 센터 이전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겠다!하며 좋아했었는데 이른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가 봅니다.

이제 친구들 만나 온 동네방네 뛰어다닐 너에게 그 동안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담이 고생 많았고 언젠가 또 보자. 예쁜 우주를 담고 있던 사랑스러운 우리 담이. 앞으로도 행복해야해!


모효빈 2024-06-18 17:58 | 삭제

담이야,
삶이 바쁘다는 핑계와 언제나 거기에서 기다려 줄 거라는 오만으로 어느 순간이 마지막 인사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채로 너의 부고 소식을 맞이해
항상 너 몰래 다른 아이들 간식을 챙겨줄 때 어디서 뿅 마법처럼 나타나던 너를 나는 기억하는데, 너는 나를 어찌 기억해줬을까
너 몰래 다른 아이들에게만 맛있는 걸 챙기던 나쁜 사람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간식이 없어도 연신 두 다리로도 힘차게 나를 반기던 너를 기억해
이제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두 다리가 아닌 네 다리로 열심히 간식들 낚아채서 다 먹어버려!
언젠가 꼭 만나자고,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을 너도 기다릴거라 또 오만 섞인 기대를 보내
언제나 너야💖사랑해 담이야


최해경 2024-06-18 20:50 | 삭제

캣맘 되던 그해 우연히 너의 이야기를 보게 되고 그렇게 곁에 살지 않았지만 담이야 ♡넌 이 엄마의 첫냥이였어
너를 시작으로 엄마는 많이 아이들을 딸로 아들로 두었지
가끔씩 전해오던 담이소식에 직접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결국은 얼굴 한번 못보고 머리한번 못 쓰다듬어 주었네 ㅠ
하지만 센터에서 좋은 친구들과. 좋은 엄마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갔으니 행복한 꽃길 걸어가고 있으리라 생각해
이제 행복한 그곳에서 마음껏 뛰고 걸어다니렴 울 이쁜 아가야♡
담이야 너를 사랑한 많은 엄마들이 있다는거 잊지마♡


김진희 2024-06-21 14:07 | 삭제

어린 나이에 별이 된 저의 첫 고양이와 닮은 모습에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보니 그렇게 닮진 않았고 직접 만나러 가지도 못했고 후원송금 알림이 울릴 때마다 아직 살아있구나 오래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저희 집 고양이가 아파 돈이 많이 들어 후원을 끊을까도 생각했지만 담이도 많이 아프다는 연락에 담이가 갈 때까지 큰 돈도 아닌데 조금이나마 보태기 위해 끝까지 유지하는 선택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별이 된 담이 마지막에 좋아하던 츄르도 먹고 이쁨받고 가서 행복한 끝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담아 츄르별 가서 이제는 다른 친구들과 자유롭게 뛰놀았으면 좋겠다. 거기서도 행복하렴.


2024-06-30 22:38 | 삭제

동물자유연대 늘 감사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