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17살에 가족을 만난 노견 나오미

온 이야기

17살에 가족을 만난 노견 나오미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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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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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나오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거든요.”




나오미는 2016년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당시 재개발이 시작되고 가족들이 이사를 가면서 남겨졌고, 철거가 시작되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신축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수 년간 기다림은 계속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나오미가 구조되었을 때의 나이는 8살이었습니다. 이후 온센터에서 지낸지 또 8년의 세월이 흐르던 때, 나오미의 입양 문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나오미를 입양하고 싶다는 말을 수화기 너머로 들었을 때 활동가는 기쁘고 깜짝 놀란 마음을 애써 누르며 재차 물었습니다. “나오미요?” 수 년간 입양 문의나 입양 신청이 없었던 노견 나오미에게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나오미 가족의 입양 신청 스토리💬

“홈페이지에 신청서를 쓰고, 성질 급한 저는 바로 온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입양 절차와 서류 등 묻는 제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주시다가 “나오미 입양하려고요..”라는 말에 갑자기 활동가님이 “잠시만요!!!”하시더니 우당탕탕 입양 담당 활동가에게 전화를 돌렸던 기억이 재밌었어요.😂“


그렇게 나오미는 17살의 나이에 입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살던 집의 철거와 나오미만 남겨두고 떠난 가족들, 그 자리에 새로운 집이 지어질 때까지, 이후 보호소에서 가족을 기다린 긴 세월. 나오미의 삶은 기다림으로 가득했지만, 이제 나오미는 가족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아늑한 여생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나오미 입양 후기💌


나오미는 제일 좋아하는 방석이 생겼고 집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곳이 어디인 지 찾아냈고, 언니가 밥에 섞어주는 영양제는 맛이 없다는 것도 눈치를 채버렸고... 어떤 간식이 맛있는지 취향도 찾아가고 있어요.

 

요즘 제법 짖기도 하고, 자기도 데려가라고 오로롱 이상한 목소리로 울기도 하고, 밖에서 뛰다가 너무 신나서 웕 소리도 지르고, 한숨도 쉬고... 표현도 많이 늘었어요.


칭찬받는걸 좋아해서 그냥 아무거나 해도 “천재강쥐 만재강쥐”라며 호들갑 떨어주면 “칭찬받은 나! 뭔지 모르는데 신나!”상태가 되어서 꼬리흔들고 뛰어다니는게 제일 귀여워요.


나오미만 변하는 시간은 아니었어요. 저희 가족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우선 그동안 마음이 아프다며 외면했던 유기견들의 사연들을 더 들여다보며 후원도 하고 청원도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첫째를 떠나보낸 아픔을 핑계로 눈감고 있던 10여 년의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걸 그렇게 외면했다는걸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도울 수 있는 건 돕기로 했어요.


같은 동네 5년 살면서 집근처 공원도 한 번 안 나가던 저희 부부가 ‘오늘은 나오미 어디를 데리고 나갈까?’ 고민하며 매일 공원으로 저녁 산책을 나가고, 간 김에 손잡고 걸으며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도 갖고. 나오미 덕분에 셋이 더 돈독해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우리 나오미를 더 행복하게 해주는게 무엇인지 고민하며 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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