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주원이의 단짝 친구였던 톰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주원이의 단짝 친구였던 톰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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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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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4일, 톰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톰이는 2년 전 신부전을 진단받아 지속적으로 관리 중에 있었습니다. 한 달 전, 단짝 친구였던 주원이가 별이 된 후 톰이의 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었습니다. 그러다 23일에 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여 급히 병원을 찾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심부전까지 진단받은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치료를 진행했으나, 다음날 톰이는 주원이를 만나러 먼 길을 떠났습니다.



톰이는 4개월이라는 어린 나이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누군가 고의로 매놓은 케이블타이가 목을 파고들어 피고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긴 치료 끝에 상처는 깨끗이 나았지만,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흉터는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그 상처로 인해 곁을 내주지 않던 톰이는 아주 조금씩 사람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마음 열어줄 날을 기다리며 활동가들과 함께 톰이를 돌봐주신 대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다정한 응원 덕분에 톰이가 용기 내어 활동가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하며 추억을 조금 더 만들고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워하던 주원이를 만나 평온함에 다다랐을 톰이를 생각하며 온캣 활동가들의 편지를 전합니다.



톰아, 별 탈 없이 주원이 잘 만났어? 

갑작스럽게 긴 여행을 간 네가 나는 아직 실감이 잘 안나.

너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연락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병원에 가서 본 네 모습에 나는 마음이 아팠어. 작은 몸에 이런저런 처치들을 받은 흔적들이 안쓰럽고, 네가 몸을 가누고 기운이 있는 시간들에 못해준 것들이 생각나 미안하고, 그럼에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눈맞출 시간동안 잘 버텨준 게 대견해서였던 거 같아. 

올라가는 수치들에 하루에 먹어야 하는 약도 같이 늘어가는게 그저 주는 우리도 한숨이 났는데 그 시간을 매일 겪었어야 하는 넌 어땠을까. 그럼에도 싫은 내색은 잠시고 금새 다 받아들이는 네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한 순간들이 너한테 전해졌으면 어쩌지?

약을 먹이고 필요한 처치들을 하느라 널 마주하는 시간대신 네가 좋아하던 장난감놀이로, 꿈뻑꿈뻑 잘 건네주던 네 눈인사에 대한 화답으로, 마따따비 위에서 뒹굴거릴 수 있는 시간으로 가득 채워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 

언제쯤 마지막 인사를 건넬때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보다 좋았던 시간들을 자신있게 더 많이 건넬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톰아, 네 빈 자리를 아무렇지 않게 마주하려면 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 그래도 그럴때마다 네가 건네던 예쁜 눈인사를 떠올리면서 잘 버텨볼게. 거기선 목에 있던 아픈 흉터도 없이 예쁜 털 가득한 톰이로 건강하게 잘 지내야해. 다음에 우리 꼭 다시 만나서 눈맞춤하자.

아끼고 사랑해.



톰이야, 지금은 아프지 않고 편안해졌니?

묘사에 가면 항상 동그란 얼굴에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던 너의 얼굴이 떠올라. 

친구들 사이에서 든든하게 맨 앞에 우뚝 서서 버텨줬던 우리 대장 톰이. 지금은 그 모습을 되찾았겠지?

우리의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어지럽고 힘든 나머지 처음으로 내 다리에 턱을 괴고, 쓰다듬어도 가만히 바라만 보던 너의 모습이 나에겐 적잖이 충격이었고 마음도 너무 아팠어.

이제는 더 이상 날세워 경계할 일도 없을 거고, 다시 통통하게 살도 오를 거고, 무엇보다 목에 있던 깊은 상처에도 새살이 차오를 거야.

너의 목에 남겨진 상처를 이제서야 자세하게 쓰다듬으면서 또 한 번 다짐했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너희의 입장을 대변하는 활동가가 될 거고, 너희가 고통받지 않고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내 자리에서 끝까지 노력하고 힘낼 거라고."

이별 전에 너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루 종일 귀찮게도 먹여보려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힘내서 응해주어 고마워. 

이제는 아무런 제한 없이 뭐든 맘껏 다 먹고, 고통 없는 몸으로 자유롭게 뛰어놀아. 

주원이 잘 만났지? 남아있는 친구들도 건강하게 잘 지내도록 같이 지켜봐 주라.

착하고 강한 톰이. 편안함만 남았기를. 사랑해.



톰이야,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야 너를 어루만지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는 게 참 아프다. 4개월 아기 때 케이블타이에 묶여 생긴 상처가 여전히 흉터로 남아있는 것도, 그런 너의 털이 한없이 부드러운 것도 모두 슬프게 느껴진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아서 더욱 아쉬워. 네가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이제는 편안한 곳에서 아프지 않기를 바라. 너의 상처를 보며 느꼈던 슬픔도, 너의 부드러운 털의 따스함도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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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유혜지 2024-05-27 19:57 | 삭제

멀리서나마 너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 너무나도 행복했어.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너는 누군가의 삶의 기쁨이자 이유였다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다. 많이 고마워. 덕분이야.


박현숙 2024-05-27 23:20 | 삭제

톰아 많이 힘들진 않았니? 고양이별에 가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최고로 편안한 상태에서 행복누리고 살길 진심으로 바래. 그리운 내 야옹이들과도 친하게 지내주라 언젠가 꼭 만나러 가고싶다 꼭


유혜정 2024-05-28 09:59 | 삭제

톰이야, 입원했다는 소식에 떨리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톰이가 고양이별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참 슬펐어. 오늘도 내가 앉은 책상에는 톰이 사진이 늘 그렇듯이 있는데... 매일 톰이 사진을 봐와서 그런가 정말로 함께 있다 헤어진 것처럼 마음이 아프네. 톰이야, 여기서 겪었던 아픔은 다 두고 거기서는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행복하게 지내줘. 대신 톰이의 아픔과 슬픔은 내가 잊지 않고 기억할게! 그동안 고마워 정말루, 이제 편히 쉬어.


장지나 2024-05-28 20:31 | 삭제

톰이야 그곳에선 행복하게 살자 아가야 아프지말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어놀고 안좋은 기억은 모두 잊고 행복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