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신부전으로 투병중이었던 삼순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신부전으로 투병중이었던 삼순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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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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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8일, 우리와 1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던 삼순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최근 삼순이는 계속해서 식사를 거부해 입퇴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8일, 입원 중 빈혈 수치가 심하게 떨어져 수혈을 받았습니다. 도중에 응급 상황이 오기도 했지만 고맙게도 수혈을 잘 마쳐주었고 단짝 친구 윈디의 목소리를 들려주자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에 활동가들은 희망을 가졌으나, 결국 당일 저녁 삼순이는 조용하게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열네 살 삼순이는 삶의 대부분을 온센터에서 보냈습니다. 그 긴 시간 내내 구내염 약을 먹던 삼순이가 췌장염에 걸리고, 신부전까지 앓게 되어 활동가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먹여야 하는 약은 점점 많아지고 삼순이는 점점 약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파했던 활동가들을 위로하듯, 삼순이는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자는 듯이 눈을 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활동가들 만큼이나 삼순이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아픈 곳 하나 없이 훨훨 날아갈 삼순이를 그리며 임민지 활동가, 이해민 선임활동가가 부고를 전합니다. 약과 보조제를 먹어야 했던 날들은 뒤로하고 이제는 편안함에 다다랐기를 바랍니다.



삼순아, 지금은 아픈 곳 없이 편안하게 지내고 있어?

안 그래도 자그마한 몸집이 신부전으로 점점 더 가벼워져서 마음이 짠했는데, 나중에는 빈혈까지 심해지고 얼마나 어지러웠을지 마음이 아파... 작지만 힘도 세고 펀치도 셌던 삼순이가 마지막으로 함께 한 시간엔 기운이 약해지는 게 느껴지고 식욕도 눈에 띄게 줄어서, 차라리 강하게 저항하던 삼순이로 돌아가길 바랐어.

삼순아, 이제는 아무런 고통 없이, 그동안 제한돼서 못 먹었던 맛있는 간식들 다 먹고, 몸 길게 쭉 펴고서 기운차게 여기저기 뛰놀자. 극도로 싫어하던 수많은 보조제와 약들, 처치들 하러 방에 들어가는 사람 이제 아무도 없을 테니, 그저 앞으론 우리 삼순이에게 스트레스와 긴장 같은 건 일절 없는 평안하고 고요한 날들만 함께 하는 것이 내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거야. 

사람에겐 작고 귀여운 입으로 하악 거리고 종일 웅크린 채 노려보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인싸 할머니’ ‘인기 많은 고양이’였던 우리 삼순이! 수많은 온캣 고양이들, 특히 마지막에 네가 가장 예뻐했던 윈디가 가장 그리워할 거야. 윈디 방 열어달라고 우는 삼순이, 방문이 열리면 빨리 오라고 우는 윈디. 만나면 꼭 붙어서 핥아주고, 차가운 창틀에만 얼어붙어 있던 윈디의 마음이 삼순이 네 덕분에 사르르 녹으면서, 이제는 윈디가 먼저 다른 친구들에게도 잘 다가가고 그래. 삼순이 넌 참 아픈 와중에도 따뜻하고 마음 넓게 모두를 감싸주던 대단한 고양이야.

그리고 따뜻한 계절엔 매일 캣티오에 누워 시간 보내길 좋아했던 삼순이, 또 시원한 캣폴 아래에 자리 잡고 활동가들 뭐 하나 보는 것도 일상이었던 삼순이. 삼순이가 좋아하는 모든 곳에 자유롭게 다니면서 햇살과 바람도 느끼고, 친구들 잘 지내도록 지켜봐 주기도 하고, 계절마다 꽃향기도 맡으며 그렇게 평안하게 지내. 

그래도 매일 싫어하는 걸 할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 알아주고, 매일매일 만나는 너와 나만 알게끔 조금씩 나에게 더 마음 열어주고 교감해 준 거 정말 기쁘고 고마웠어 삼순아. 사랑해.



삼순이 너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리도 짧았더라면, 병원에 가기 전 친구들이랑 인사라도 장난감 놀이라도 눈인사라도 많이 해줄 걸 항상 후회가 남는 이별이 되는 것 같아

너의 하루가 내 인생에 스며들 때마다 너는 내게 힘을 주기도 웃음을 주기도 때론 같이 아파하기도 했었는데 삼순이 너의 삶에서 나는 어떤 존재였어?

나로 인해서 네가 조금이라도 행복했었다면 내 마음이 조금은 덜 아플 것 같아. 이곳에서 있었던 아픔들은 다 잊고 행복한 기억들만 가져가기를..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나중에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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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토토 2024-03-14 14:16 | 삭제

삼순아. 고생했고. 담 생은 행복할거야.


푸른하늘 2024-03-14 14:45 | 삭제

삼순아 이제 아프지말고 편히 쉬렴. 활동가님들 고생하셨습니다.


하늘 2024-03-14 15:10 | 삭제

삼순아 행복하게 잘 지내 안녕..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