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3일, 복실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복실이는 2013년에 구조되어 온센터에서 약 10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실이는 오랜 시간 떠돌이 생활을 했습니다. 동네의 한 공터에서 돌봄을 받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사람들의 민원으로 갈 곳 없이 다시 길 위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곳저곳 떠돌아도 갈 곳이 없었습니다.
온갖 고생 끝에 온센터에서 새삶을 살게 된 복실이는 꽤 행복해 보였습니다. 만두와 소리라는 친구도 생겼고 신나는 산책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활동가들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추정나이 15살, 할머니가 된 복실이는 노화로 인해 다리에 근육이 다 빠져 혼자서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졌습니다. 매일 산책 시간만 기다리는 복실이를 위해 활동가가 복실이의 다리가 되어 마지막까지 함께 산책했고, 계절의 변하는 냄새를 같이 맡았습니다. 그렇게 노년을 보내다 편히 눈을 감았습니다. 복실이가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해 주신 대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부모님이 계셔서 복실이는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실이를 추억하며 오랜 시간 함께한 송영인 활동가가 부고를 전합니다. 복실이의 평안을 바랍니다.
복실이에게
안녕, 복실아. 너와 함께하며 언젠가 네게 편지를 쓰는 날이 오겠지란 생각을 꽤 자주 했어. 앙상한 몸, 기운 없이 처진 몸, 네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건 어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맛있는 밥을 줘도 고개 돌려 거부하기 일쑤였고 소변을 보고 그 위에 넘어져 온몸이 오줌 범벅이 되는 밤도 잦았어. 네가 늙어가는 시간 동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난 네 밤이 조금 더 안온하기를 바랐어. 깔끔한 성격의 네가 오줌 범벅으로 보내는 밤은 너무 힘들 것 같아 널 집에 데려가곤 했었지. 처음 널 데려온 날, 온 집안을 구석구석 탐색하고, 신기한 듯 티브이를 보고 할머니가 아기가 된 것 같아 마냥 귀여웠어.
그러다 네가 센터장님 댁에 오래 머물게 되었는데, 예전보다 밥도 더 잘 먹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많아졌어. 네 곁에 사랑이 오래 머물수록, 넌 더 기운나하는 거 같았어. 넌 어떤 상황에서도 이마를 만져주면 기분 좋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았고, 허리를 살짝 받쳐주면 산책길을 신나게 걸었어. 할머니가 된 네가 보내는 모든 신호들이 난 참 기분 좋았어.
복실아, 다정한 널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라 생각해. 너의 늙음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야. 복실아, 사는 내내 치주염으로 고생했잖아. 이젠 건강한 잇몸으로 먹고 싶었던 것 마음껏 먹으며 지내. 또 튼튼한 다리로 마음껏 뛰어다녀! 너와 함께 달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항상 평안하길 바라.
송현선 2023-11-20 16:37 | 삭제
강아지나라에서는 예쁨 많이 받고 건강하고 늘 웃는 삶을 살길 기도합니다.
개돌이엄마 2023-11-20 18:09 | 삭제
복실이 지구별소풍을 마치고 울개돌이가 있는 별로 돌아갔구나..더욱행복해라 ♡
심준보 2023-11-22 19:43 | 삭제
복실이 잘가
영희네언니 2023-11-22 22:23 | 삭제
사랑 많이 받고 행복하게 지내다가
먼 소풍 가서도 행복하게 지내야해!
최혜연 2023-11-27 16:10 | 삭제
에구 복실아 다음에 보자 라는 약속을 못지켜서 미안해 ㅠ
무지개다리 건너 평안과 안식을 얻길바래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
복실이 2023-12-12 18:01 | 삭제
*복실아 미안하고 고마워
너랑 이름이 같은. 시츄 복실이를 키우다
노령으로 22살까지 살다가 하늘니라로 갔고 우리 복실이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너를 후원하게 되었어
사정이 안좋아져서. 후원을 못하다
이제 다시 복실이 후원해주려는데
하늘로 갔다고 하니 너무 미안하고
슬픕니다~.
*복실아.~ 내가 사랑으로 키우던. 시츄 친구
이름도 너랑 같은 복실이란다
혹시 하늘에서 만나면 우리 복실이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