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7일, 녹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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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당시>
2011년, 북악산에 묶여 지독한 폭력을 견뎌 버텨낸 마마와 자견들이 구조되었습니다. 녹이는 그 자견들 중 한 친구입니다.
<투병 중 녹이>
녹이는 2023년 5월, 악성 폐종양을 진단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양쪽 폐 전반적으로 종양이 퍼져있어 수술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항암 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던 중 녹이가 식음을 전폐하고 기력이 떨어져 항암을 중단하고 호스피스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늙음의 속도는 너무 빨랐습니다. 녹이는 혼자 일어서지 못하게 되었고, 빙글빙글 돌며 사방에 머리를 부딪히기를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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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구조된 녹이는 온센터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새끼 때 부터 노견이 될 때까지 모든 시간을 보호소에서 활동가와 보냈습니다. 녹이는 산책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활동가 손에 들린 산책줄만 보면 먼저 문 앞으로 가서 보채기도 했습니다. 호스피스 중에도, 늘 시선은 잔디밭을 향해 있어 매일 함께 푸른 시간을 보냈습니다. 녹이는 그렇게 매일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들을 누리며 삶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비슷한 시기에 암 판정을 받고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찰스도 별이 되었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길, 두 친구가 서로의 위로가 되어 외롭지 않게 떠났기를 바랍니다.
녹이가 온센터에서 최선의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오랜 시간 함께해 주신 대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부모님이 계셔서 녹이는 사랑으로 가득 찬 매일을 보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녹이를 추억하며 오랜시간 함께한 김동균 활동가가 마지막 부고를 전합니다. 녹이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녹이에게
녹이야! 잘 도착했니?
맛있는 간식 좋아하고,
깨물며 장난치기 좋아하던 녹이였는데 시간이 참 빠르구나.
그동안 맛없는 약도 잘 먹어줘서, 웃게 해줘서 고마웠어.
그 좋아하던 간식도 몇 날 며칠을 입에 대지도 않다가
어느 순간 식욕이 돌아 활동가들을 들었다 놨다 걱정시킨 우리 녹이.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산책은 꼭 나가고 싶어서
문 열고 들어가면 벌떡 일어나 문 앞에서 기다리던 녹이야.
매일매일 함께 산책이라도 할 수 있어서 안심되곤 했어.
그곳에서는 맛없는 약은 먹지 말고!
맛있는 것만 잔뜩 먹고 깨물고 뛰어놀기를 바랄게.
유희정 2023-11-16 11:27 | 삭제
녹이야~ 널 알게 되고 대부모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댕댕이 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랄께♡
녹이에게 2023-11-16 11:36 | 삭제
녹아 삶의 모든 시간이 온센터라는 글에서 안쓰러움이 들기도했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랑을 나눠주신 많은 활동가분들과 함께했을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어. 부디 하늘에선 아픈 것도 힘든 것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행복하게 지내면서 많은 사랑 준 선생님들과 온센터 친구들 지켜봐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