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이, 여은이, 나은이가 지내는 방에는 작은 틈새가 있습니다. 백설이네 친구들은 보호소 바깥이 보이는 틈새로 매일 코끝으로 인사를 합니다. 어쩌면 이 틈새는 보호소 동물들의 시간과 비슷합니다. 백설이네 친구들은 늘 사람 곁에서의 시간을 갈구하지만, 그 시간은 작은 틈새처럼 짧기만 합니다. 하지만, 관심과 사랑을 나눠가져야 하는 보호소에서 틈새의 시간은 소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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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이와 여은이, 나은이는 서로 예뻐해달라며 얼굴을 들이밀고 얼굴을 쓰다듬어 주면 발라당 드러눕습니다. 활동가들이 견사 근처에 있으면 여기로 와달라며 울부짖으며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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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시간에도 오로지 사람을 기다리고 쫒으며 관심과 사랑을 애타게 갈구합니다. 늘 셋이 함께라 외로움이 조금은 덜할까 싶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백설이네가 바라는 건 사람 곁에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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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이네 생일파티
작은 틈새처럼 보호소 너머의 삶의 기회는 좁기만 하고, 진도 믹스견의 입양 문턱은 높기만 합니다. 하지만, 틈새의 시간이더라도 관심과 사랑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책메이트, 생일 파티 등 보호소 동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호소 동물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시고 보호소에서의 삶을 지원해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구조 동물들은 오늘도 안전한 돌봄을 받을 수 있습니다.(백설이네 생일파티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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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심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백설이와 여은이, 나은이. 이들이 보호소에서 생활한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 동안 수없이 틈새의 시간들을 바라왔을 것입니다. 보호소의 삶 밖에는 알지 못하는 이들이 보호소 너머의 세상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틈새의 시간을 기다리는 동물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주세요.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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