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수로 다리 밑에서 구조된 어미 개 정이와 정이의 딸 코니. 둘은 2014년 구조 당시부터 지금까지 8년째 같은 방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흔히 강아지가 성장할 수록 어미 개는 새끼를 자신에게서 분리하려 애씁니다. 어미 개와 강아지들이 모두 함께 사는 경우도 드뭅니다.
하지만, 정이와 코니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족이자 짝꿍입니다. 둘의 사이는 신기할 정도입니다. 특히, 정이의 자견 코니는 엄마 정이가 없어지면 불안해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지금까지 어미가 필요한 코니의 애착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일찍이 입양을 갔었다면 입양 가족 내 보호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으며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아온 8년의 세월 전부가 보호소뿐인 코니에게는 어미 개 정이가 전부인 듯합니다.
코니는 정이 없이 산책조차 하지 못합니다.(어미 개 정이는 혼자서도 잘 하지만요) 정이가 시야에서 멀어져 보이지 않게 되면 코니는 길바닥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이가 다시 나타나면 코니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듯 정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산책을 합니다.
정이는 보호소 생활을 했던 수년간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바로 ‘밥 남기기’입니다. 온센터 동물들은 밥 시간에 문 하나를 두고 분리되어 밥을 먹습니다. 코니는 누구보다 빠르게 밥을 헤치우고 분리 문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정이는 늘 밥을 조금씩 남깁니다. 항상 어느정도 밥을 남긴 후 식사가 끝났다는 듯 문 앞에서 대기합니다. 그때 분리 문을 열면 코니가 재빠르게 반대편으로 들어와 남은 밥을 먹습니다.
둘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둘만의 습관처럼 정이는 자신의 밥을 남기고, 코니는 덤으로 남은 밥을 먹습니다. 코니에게 밥을 양보하듯 남기는 정이의 모습은 자신의 새끼들에게 밥을 게워내주던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인 생활은 어쩌면 외로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든든한 일입니다. 서로의 존재로 인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안정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에게 온기를 내어주고, 산책할 용기를 심어주기도 하는, 특별하고도 찡한 모녀 사이입니다.
서로의 존재에 기대어 살아가는 정이와 코니 모녀. 비록 보호소에서의 삶이 둘에게 전부지만, 정이에게 코니가, 코니에게 정이가 있습니다. 정이와 코니의 온센터에서의 삶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정이네 가족 대부모 되어주기
나연 2022-06-24 22:09 | 삭제
어쩜 너무 감동 감동 찡합니다.. 정이 옆에 붙어 산책하는 코니 너무 찡하고 둘이 정말 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