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하게 부는 가을바람과 함께 10월 16일, '아리'가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 9월말, 폐에서 악성종양이 퍼져 치료 불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 활동가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곧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약해져 활동성이 없어지고 끼니도 거르기 일쑤였습니다. 눈에 보이게 야위어 가며 힘들어하는 모습에 모든 활동가의 안타까움만 더해져 갔습니다. 사람의 관심과 접촉을 좋아하지 않아 피하는 아리인데, 점점 피할 힘도 없는지 옆에 앉아 쓰다듬어줘도 얌전히 있었습니다. 항상 도망가던 아리를 더 가까이 두고 싶었는데, 시한부 판정을 받고서야 우리를 받아들이는 아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면서 활발했던 아리가 그립습니다.
아리는 무척 겁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사람을 피하고 손길에 떨면서 눈치를 보곤 했습니다. 야외 산책하러 나가서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곤 했습니다. 순하고 위축되기 일쑤였기 때문에 항상 눈에 밟혔던 아리. 담당 활동가들은 그런 아리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남은 시간 계속 곁에 있고 싶었지만, 혹시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구조 때부터 평생 함께했던 형제 '보리'와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못 보아도 친한 사이는 어제 봤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걸까요? 생각보다 무덤덤했던 보리와 아리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리를 견사로 데리고 가던 그때, 기력 없이 종일 누워있던 아리가 벌떡 일어나 떠나는 보리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평생 함께 지낸 형제를 두고 떠나는 아리와 이제는 혼자 남겨진 보리를 바라보자니, 이 상황이 원망스럽고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처음 인사하던 날, 소심하고 조용했지만 누구보다 건강하고 밝았던 아리를 기억하며, 따스했던 그 날을 마음에 담으며 아리를 보냅니다.
" 이제는 떠나버린 왕소심이 아리! 갑작스러운 이별에 더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한 거 같아 평생의 미안함으로 자리 잡을 거 같다. 나는 너의 존재로 위안을 얻었고 행복한 기억만 남는다. 너 또한 나로 인해 행복했었다면 좋을 텐데. 저 너머에서는 항상 건강하고 행복만 가득하길. "
그동안 아리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맑은 눈망울처럼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을 아리에게 박효순 활동가 씀.
▼ 어린 시절부터 우리와 함께 했던 아리를 추억하며...
신영섭 2019-10-17 11:45 | 삭제
이번달부터 아리 대모가 되었는데...ㅠㅠ
아리를 만나자마자 이별하게 되어 맘이 넘 아픕니다. 아리야 저 세상에서 아프지말고 행복하길 바랄께!
아리야사랑해 2019-10-17 13:55 | 삭제
예쁜 아가 우리아리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만 가져가길 바란다 많이 사랑해 아리야
최원준 2019-10-17 19:04 | 삭제
아리야 잘가. 더이상 아프지 말고 편히 쉬렴...
서은진 2019-10-17 23:28 | 삭제
모든 이별은 참..슬프고
후회가 남는 단어인거 같아요.
아리야 거기선 아프지말고 밝고 건강하게 지내렴.
쫄 2019-10-18 16:58 | 삭제
우리 아리, 애기 때 넘넘 예쁜 밤톨이였는데..
끝내 가정의 품에 안겨보지 못하고 가서 참 안타깝지만, 많은 분들이 너를 사랑했던 것만 가슴에 품고 가렴..
박주연 2019-10-28 09:33 | 삭제
아리야 너는분명좋은곳으로갔을거야
그곳에서는 마음껏 눈치보지말고 하고싶은대로 하길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