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밤하늘 반짝이는 별을 품은 나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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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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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복지센터 노견정 옆에는 특별한 나무가 있습니다.

짜잔~ ~

한편에 수수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요.

왕벚나무 종으로 나무 이름은 ‘별나무’랍니다.

왜 별나무 일까요~?

이 나무 아래에는 2005년 별이 된 곰수부터 2015년 연말에 별이 된 봄이까지,

39마리 동물이 잠들어 있습니다.

진이 메리 복실 보니 분홍 선이 곰수 콩알
우주 몽몽 빨강 나쵸 고야 허브 포메 니모
올망 베키 민이 홍식 일구 진돌 밍키 기쁨
흑냥 미달 난이 차고 수동 히로 만오 폰트
노엘 순돌 소식 투투 포니 곰순 봄이

누더기 방치견 ‘허브’도 이 곳에 잠들어 있네요.

8년이 다 되어가지만, 허브가 가던 날 모습이 모두 생생히 기억나요.

심장사상충 말기 판정을 받은 허브가 아침밥을 먹지 않아 너무 걱정되어 계속 들여다보던 중이었어요.

정신없이 다시 수십 마리 개들의 밥을 주고 대소변을 치우고 와보니,

허브가 방 한가운데 쓰러져 있었어요.

이미 숨을 쉬지 않는 축 늘어진 허브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정신없이 달려갔지만……

까칠해도 무척 조그맣고 예쁜 말티즈였습니다.

떠나간 아이들은 모두 돌보던 활동가들의 가슴에 콕콕 박혀 세월이 흘러도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동물은

시민분들의 제보와 노력과 도움으로 고통을 벗어나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입양이라는 해피엔딩은 만나지 못한 채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면 너무너…무 많이 안타깝고 속이 상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문의는 수백 건씩 쏟아지는데, 보호가 가능하거나 입양을 하겠다는 분은 하루에 한 분이 있을까 말까 합니다.

매년 수백 마리가 구조되고 입소하지만 입양되는 동물 수는 그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보호 동물은 매년 점점 늘어나기만 하죠.

평생을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동물도 늘고 있고요.

그렇게 유골함도 굉장히 많아졌네요.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자리 잡은 추모공간도 어느새 포화상태예요.

센터에서도 보호 공간이 부족해서 포화상태로 지내던 친구들인데

별이 된 이후에도 그렇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오랜 고민 끝에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수목장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화창한 가을날에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신중히 고르고 또 고르고…

곡괭이로 단단하게 굳어 있는 땅을 파고 삽으로 퍼내는 작업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서늘한 가을날 옷이 흠뻑 젖도록 땀을 흘릴 때까지 한참을 파 내려갔네요ㅠㅠ

구덩이가 완성되어 갈 시간에 맞춰 나무가 잘 도착했습니다!

이제, 우리 별친구들을 다시 잘 보내주어야 겠습니다.

작은 도자기 속을 벗어나 편히 영면하기를…

고운 흙과 나무가 들어갈 차례입니다.

천하장사 활동가들! 나무의 무게가 이렇게 어마어마하다는 사실, 저만 몰랐나요ㄷㄷㄷ

나무를 심고 흙만 덮었다고 끝이 아니죠;;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지대까지 세워주어야 합니다.

나무를 심었을 즈음에 한참 비가 오지 않아서, 적당한 물도 주었습니다.

지금 보니 우리 아이들을 품은 가을하늘 색이 무척 예뻤었네요.

다가온 겨울 추위는 탈 없이 잘 넘기고 이곳에 별나무들이 너무 많이 늘어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하지만 다가올 봄에는 꽃이 활짝 피겠죠?

내년에 진이꽃, 우주꽃, 올망꽃, 흑냥꽃, 노엘꽃 등등 별꽃이 피어나면

예쁘게 사진 찍어 또 소개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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