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Animal Home Essay]데굴데굴 또르르르 도토리 일기~!
- 반려동물복지센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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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2.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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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도토리 어디서 왔니?
2015년 10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아무리 꿈꾸어도 바뀌지 않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하루 한 끼 사료 한 줌도 사치인 날들이 있었습니다. 더럽고 축축한 잠자리였지만 비를 맞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너무나 외롭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이 오면 어두운 비닐하우스 안도 조금은 밝아졌습니다. 따뜻한 기운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희망도 품어보지만 곧 무더운 여름이 오고 비닐하우스 안은 열기가 가득한 찜통이 되었습니다. 벌레가 들끓고 온 몸이 가렵습니다. 녹슨 철장에 가려운 몸과 진물로 벌겋게 달아오른 귀를 비비며 한 여름을 버텼습니다.
선선한 가을이 오면 맑은 공기가 찢겨 진 비닐 사이로 들어옵니다. 코를 킁킁..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접습니다. 선선했던 바람이 얼마 후 뼛속까지 차갑게 파고 드는 칼바람으로 바뀌면 아프고 약했던 친구들의 몸은 뻣뻣하게 굳고 다시는 볼 수 없으니까요.. 벌써 몇 년째 작은 기대는 늘 큰 절망으로 돌아왔습니다...
2015년 11월 10일
음.... 뭔가 좋은 일이 생긴 것 같기는 한데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와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긋한 목소리로 우리를 걱정해 주고 제 몸을 부드럽게 만져줬어요. 혼자만 떨어지게 될까봐 무서웠지만 다행히 모든 친구들이 이 곳으로 함께 왔어요. 깨끗한 물과 비리지 않은 사료에 기분이 좋지만 저....누가 이 상황 좀 설명해 주실래요?
2015년 11월 12일
오늘은 또 무슨 난리법석인지.. 늘 똑같이 무료하고 외로운 날들만 있었는데 요즘 좀..이상하긴 해요..털이 짧아질수록 가려움도 줄고 시원하고 산뜻한것이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
2016년 1월
이제 여기 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어요. 오늘은 2차 접종을 맞는 날인데요 저번에 맞아보니 별거 아니더라구요 ㅎ 무섭다고 난리 치는 친구들도 있지만 저 도토리는 씩씩한 상남자라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2016년 2월
여러분~ 안녕하세요 ^^ 저는 도토리라고 해요. 동글동글 귀여운 모습이 도토리를 닮아서래요. 요즘 저는 하루하루가 신나고 재미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신나는 시간이 언제냐면요...
이 시간이 되면 온 몸이 들썩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요. 코가 벌렁거리고 침이 막 고인답니다. 그런데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가봐요~ㅎ
좀 겪어보니 막 떼를 쓰고 빨리 달라고 짖으면 간사님께서 힘드시니까 예쁘게 기다려야 해요. 또 착하게 기다리면 맛난 고기캔도 많이 섞어 주시니까요 ^^ 저의 의연함에 폭풍 칭찬도 해주시니까 저는 밥 먹는 시간이 너무너무 즐거워요~
배부르고 등따신 느낌이 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도, 신나고 즐거운 기분도,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도 이제는 안답니다.
2016년 2월 5일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기적처럼 찾아왔어요.. 참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포기도 하고 절망도 했었는데 이게 설마 꿈은 아니겠지요 ♡♡
저는 사람들에게 예쁜 아기강아지를 팔기 위해 새끼를 출산하는 종견들이 모여 사는 이상한 세상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저에게도 꿈이 있었지만 엄마도,아빠도...그리고 친구들도 그렇게 살아 왔기 때문에 그저 욕심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행복을 저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많은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요. 저에게 기적이 찾아왔듯 친구들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꼭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으로 저희와 같이 법과 제도가 보호해 주지 못하는 생명들이 새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늘 함께 해 주신다면 2016년도 더 많은 친구들이 삶의 행복을 찾고 존재를 찾는 행복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회원님, 대부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저의 마지막 바램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것인데요,
살짜쿵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올 추석에는 소원이 이루어질 지 모른다고 하네요 ^^
2016년도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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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유현아 2016-02-05 13:49 | 삭제
도토리 일기를.. 읽다가 살짝 눈시울이,,,
점점 변해가는 귀여운 도토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다가 ,,,
이기적인 인간들의; 욕심땜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또 한번 눈시울이 붉어졌네요.ㅡㅜ
샵에서 파는 아기강아지들 뒤에는 고통 받는 모견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겠습니다..!!!
강아지공장이란 곳,,,,,우리나라는 언제쯤 사라질까요??
빨리 사라지길,,,고통받는 아가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길,,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겠습니다!!
jade♥ 2016-02-05 14:12 | 삭제
방문했을때 사무실 문 앞에서 애교떨던 도토리 모습이 또렸하네요^^
도토리를 입양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쉽게도 다른 아이에게 눈길을 돌렸습니다ㅜㅜ
너무 이쁜아이 좋은분께 가길 바랍니다^^
도토라~!
꼭 소원이 이루어질꺼야아!!!!!!!!
이경숙 2016-02-05 17:31 | 삭제
귀여운 도토리 ㅠㅠ
예쁜 귀염둥이로 거듭난 도토리...
동물자유연대의 힘입니다
고맙습니다!
깽이마리 2016-02-06 15:45 | 삭제
도토리... 동자련 가서 만났던 이 아이는... 정말 ~~~ 사랑스런 아이였어요. 그 동안 철장케이지에서 살아오면서 가정생활에서 배워야할게 많겠지만... 그래도 이 아이를 입양해 가시는 분들은 이녀석 보고 웃지않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도토리~ 얼릉 좋은 가족 만나길 빌어~
김지혜 2016-02-06 19:41 | 삭제
도토리 사랑스러운 친구네요. 좋은 가족 만나서 더 행복해지길.. 이번 설에는 더 많은 복 받고 모두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임나혜숙 2016-02-11 10:38 | 삭제
잘 읽었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마음을 정말 잘 읽어내고 잘 쓰십니다
다은맘 2016-02-14 18:09 | 삭제
도토리 넘 귀엽네요 저도 시츄 매력에 푹 빠져서 함 보러 가구 싶네요
김지은 2016-02-22 22:27 | 삭제
저희두 유기견을 입양하려고 찾고 있던중인데 도토리 참 귀엽네요..
어디가면 만날수 있을까요?
이선영 2016-05-27 10:30 | 삭제
귀엽고 마음아픈 도토리...
아무리 꿈구어도 바뀌지 않던 날들.........이 문장이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합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이런 고통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아픈 동물들...
과연 내가 뭘 해야만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할까요? 무거운 마음입니다.
김수연 2016-05-28 21:51 | 삭제
사람에게 그토록 상처받았음에도 다시 사람을 향해 웃어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들 중 가장 천사에 가까운 생명이 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눈물 나고 그리고 웃음 짓게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