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하기
- 2025.07.30
정읍의 한 하천 다리 밑.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을 법한 장소였습니다. 이렇듯 고요한 장소가 어떤 생명에게는 공포와 고통의 장소였습니다.
학대범은 호미로 개의 머리를 내려쳤습니다. 개는 그 하천 다리 밑, 올무에 묶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도망칠 수도, 저항할 수도 없었던 개는 그저 맞았습니다.
경찰을 본 학대범은 개를 자루에 담아 도주했고, 도중에 자루째 농수로에 던져 유기했습니다. 경찰은 추격을 멈추고 자루 속 생명을 먼저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응급치료를 이겨낸 동물은 온센터로 입소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구조사연 더보기)
숨이 막힐듯한 자루도, 냉기가 흐르던 농수로도 아닌, 따뜻한 품에 포근히 안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포근아, 포근아. '포근이'라 불러주었습니다. 그 이름이 원래 이름이었던 것처럼 포근이는 순하고 온화한, 포근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근이는 사람의 손길을 어색해하면서도 짖지도, 도망치지도 않고 손길을 받아들입니다.
천천히 쓰다듬어주면 사람에게 몸을 맡기며 누워서 배를 뒤집어 보여줍니다.
학대로 인한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두개골 골절은 당장의 증상은 없지만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태이며, 현재 심장사상충 치료 또한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포근이는 포근이답게 묵묵히 열심히 견뎌낼 것입니다.
이제 포근이는 조금씩 세상을 배우고 있습니다. 견사에 익숙해지고, 목줄에도 문제없이 잘 적응하며 산책이라는 낯선 경험도 한 걸음씩 익혀 나가고 있습니다.
포근이는 학대의 기억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걸어 나갈 것이고, 삶은 이제 시작됐습니다. 그 걸음 앞에 포근이를 안전히 지켜줄 가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포근이가 다시는 아프지 않도록, 포근히 지켜주세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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