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층 빌라 옥상 난간 위에서 불안한 모습으로 사람을 경계하던 ‘오층이’를 기억하시나요? 5층 빌라 옥상에 개 한 마리가 좁은 난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제보와 함께 방문한 곳에서, 오층이는 사람을 향해 짖었습니다. 옥상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공간인 난간 위에서 생활하던 오층이.
아주 잠깐의 방심에도 크게 다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엇이 오층이를 난간 위로 스스로를 가두게 만든 걸까요? 오층이가 정확히 어떤 일을 겪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무섭고 외로웠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자 체력의 한계를 느낀 오층이가 난간 위에서 졸기 시작했습니다. 꾸벅꾸벅 기울던 몸은, 이내 완전히 넘어가 오층이는 아래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바닥이 아닌 옆집 지붕 위로 떨어지는 오층이는 큰 부상 없이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적처럼 오층이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려움이 가득했던 첫 만남과는 달리, 지금의 오층이는 사람이 반갑고 좋기만 합니다. 오밀조밀 귀여운 얼굴과 매력적인 콧잔등을 가진 오층이는 다정하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간식이 코앞에 있어도 보채지 않고 차분히 기다려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층이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바로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나눌 수 있는 가족을 만나는 것이죠. 온센터에서의 겨울나기도 좋지만, 안락한 가정에서의 겨울이 더욱더 포근할 겁니다. 난간 위의 아찔한 생활에서부터 온센터를 거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품까지. 소중한 인연이 닿기를 기대합니다.
달규양 2024-06-03 01:21 | 삭제
오층이 당연히 기억하죠 ㅠㅠ 동물농장 애청자인데
오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