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쓰담쓰담] 위기동물 입양 에세이 4편 - 예쁜 별이 되어라. 내 아이 더벅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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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위기동물 입양 에세이 4편 - 예쁜 별이 되어라. 내 아이 더벅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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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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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벅머리를 구조, 입양하시고 떠나는 날까지 함께 해 주신

구조자님께 입양키트를 보내드렸습니다.





더벅머리 내 아이야, ​잘 지내고 있니?

엄마는 그곳에서 네가 더이상 아프지 않게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어쩌지, 엄마는 아직 많이 아프네.

네가 좋아해서 마지막까지 머무르던 숨집을 정리하면서,

네가 먹던 많은 약들을 정리하면서,

너를 위해 주문한 캔들이 도착하면서...

엄마는 아직 아프단다그래서 눈물이 마르지가 않네... 코끝이 딸기가 되어버렸어.



​더벅머리는 오랜 시간 거리에서 살던 길고양이였습니다.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우두커니 엄마 머리 맡에 앉아 지켜보고 있던 너...

깨지 않고 자는 엄마를 어느날 너는 코를 물고 도망갔지.

그때 엄마는 눈물이 날만큼 너무 아팠고 콧등에 피도 났었지.

그런데 엄마는 도망가는 너를 보며 한참을 웃었단다, 항상 점잖은 너의 깨알같은 장난에.

길 위의 아이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너는 너무나도 믿음직스럽고 정 많은 형아가, 오빠가 되었을거야.

꼬맹이들이 치고 가도, 까칠한 애교가 너를 향해 펀치를 날려도, 네가 먹는 캔에 다른아이들이 얼굴을 들이밀고 먹어도

넌 언제나 묵묵히 비켜주고 받아내주던 아이였으니까.



구조자는 ​구내염과 빈혈로 고통 받는 더벅머리를 구조, 입양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네가 얼마나 아팠으면 별이 되던 그날, 넌 너를 스쳐가는 모든 아이들에게 화를 냈고 

외모와 달리 깔끔했던 너는 아무리 아파도 패드로 갔는데 그날은 누운 자리에서 쉬를 하고 말았지.

그래서 엄마는 그날이 너와의 마지막 날이 될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단다.

새벽...

만난 이후 '야옹' 소리 한번 없었던 너는 별이 되는 그 순간 '아야' 라고 울었고 몸에는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지.

불과 며칠 전 종양의심 진단을 받고 마약 진통제로 버티던 널 힘들어 할 때 편히 보내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넌 너무도 빨리 가버리고 말았구나.



구내염과 빈혈 치료를 받던 더벅머리는 신부전 말기, 췌장염까지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새벽 엄마는 얼마나 주문처럼 간절히 말했는지 모른단다.

더벅머리 내 아이야

제발 더 아파하지말고 가라고, 가서 편히 쉬며 엄마를 기다리라고...

발치만 하고 내보내려던 너는 그렇게 엄마 곁에서 별이 되었고 엄마는 너에게 최선을 다했기에 덜 아파할 줄 알았단다.

아니었나봐... 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짧았나봐.

엄마는 네가 건강하게 몇 년이라도 엄마 곁에서 행복하길 바랐단다.

길 위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항상 외톨이로 다니던 외로움에서 벗어나, 다른 아이들이랑 행복하게 지내길 바랬단다.

그렇게 너를 보내지 못해 하루를 더 엄마 곁에 두고 지냈지.



고난한 길 위의 생활이 끝나자, 더벅머리는 힘든 투병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일요일 엄마가 매주 가는 절에 너를 위한 촛불을 켰단다...

그리고 이번 일요일 너를 그 절에서  보내주려고 해. 그러면 엄마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겠지.

니가 지금 있는 그곳에는 엄마가 먼저 보낸 많은 아이들이 있을거라 생각해.

그곳에서 외롭지 않게 그 아이들이랑 잘 지내고,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엄마 꼭 마중나와 줄거지.

엄마는 조금만 더 아파할께눈물이 마를 때 까지만...



더벅머리는 종양의심 판정을 받고 안락사를 고려하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벅머리 내 아들아

너의 마지막을 엄마가 함께할 수 있어 엄마는 아주 감사하단다...

엄마 무릎을 좋아하던 너를, 엄마는 이제 가슴에 묻을게.

​예 별이 되어라 더벅머리 내 아이야... 안녕.

2019 10월, 네가 떠난 가을 엄마가...



구조자는 길 위에서 외톨이였던 더벅머리가 입양 후 더 이상은 외롭고 고되지 않고 행복하기를 바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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