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풀뿌리단체 지원후기 "가온누리 유기묘쉼터"
동물자유연대 "풀뿌리 동물보호단체 지원사업" 지자체보호소에서 안락사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을 구조해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각 지역의 동물보호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 지자체보호소의 동물을 구조 해 입양을 진행하는 풀뿌리단체들은 구조 된 동물들의 입양을 위해 건강상태 확인은 물론, 예방접종,구충,중성화수술과 유기동물이 지저분하는 편견을 갖지 않도록 미용 관리를 합니다, 하지만 풀뿌리단체의 후원금은 불안정 하고, 자원봉사자의 사비로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풀뿌리단체가 지역 내 에서 좀 더 원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동물자유연대의 풀뿌리 지원활동은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줄이고 우리 사회에서 유기동물 입양문화를 더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대전 <가온누리유기묘쉼터>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온누리유기묘쉼터''는 사실 대전지역 뿐만 아니라 청주,세종,아산보호소 등 전국에 시보호소를 찾아다니며 안락사 위기의 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 후 입양보내는 소규모단체 입니다. 동물자유연대 풀뿌리단체 지원사업기간 동안 11마리 고양이의 소중한 생명을 구조 해 새로운 삶을 찾아 준 가온누리유기묘쉼터에서 동물자유연대에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TO . 동물자유연대
안녕하세요,대전에 위치한 <가온누리 유기묘쉼터> 입니다.
저희는 2014년 가을, 뜻이 맞는 몇몇 봉사자들이 모여 몇 달간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고양이 쉼터에 대한 구상을 했었습니다. 모두가 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자 캣맘들이었어요.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하는 안타까운 아이들을 보게 된 것이 쉼터 구상의 계기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단 한 마리라도 어떻게든 살려보자, 살려내서 좋은 집으로 입양보내주자" 라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해서 2015년 2월 자그마한 저희들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쉼터 내부모습, (feat.대청소했냥)
저희는 대전 보호소 뿐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청주 보호소, 세종 보호소, 아산 보호소, 그리고 봉사자 하나 없이 소리 소문도 없이 안락사 당하는 군 단위 보호소까지 아이들을 구조하러 다녔습니다. 어떤 날은 안락사 당일 다급히 전화를 걸어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지금 아이 데리러 간다고" 부리나케 달려가 구조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늘어갈수록 저희는 ‘재정’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매달 쉼터 월세, 아이들 병원비, 사료와 모래 등등의 물품비와 같은 모든 비용을 몇몇 봉사자들의 회비를 모아 해결한다는 게 너무 벅차다보니 구조하고 싶은 아이가 있어도 어느 순간 통장 잔고를 보며 선뜻 나서지 못했던 것도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열심히 대전 지역 플리마켓과 펫쇼에 나가 직접 만든 수제간식과 아이들 용품을 팔고 수시로 바자를 진행하며 어렵사리 쉼터 살림을 꾸려가고 있던 저희에게 동물자유연대의 풀뿌리 지원 사업 소식은 정말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큰 단체들이 개인 구조자에게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잘 몰랐습니다. 풀뿌리 지원 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도 저희 쉼터가 선정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모든 봉사자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계속 눈에 밟혔던 보호소 아이들 이제 구조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얼마나 가슴이 뛰고 벅찼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해서 저희는 대전보호소 2마리, 청주보호소 6마리, 아산보호소 3마리 총 1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모두 순했지만 길 생활, 보호소 생활이 고달팠는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특히 대전보호소에서 구조 한 설이는 보호소에서 자그마치 6개월여를 버티다 구조되었는데 결국 습식 복막염으로 저희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조금만 더 빨리 데리고 나올걸...너무나 미안하고 후회되고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2마리가 너무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어 행복하게 사랑받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구조 된 열무와 배추 (먼지요괴라는 귀여운 애칭이 있음)
지금 돌이켜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최근에 아산보호소에서 구조한 보름이와 먼지요괴들(열무와 배추의 애칭^^)이에요. 특히 보름이는 지난 3월 말, 목에 케이블타이가 감겨 살이 썩어들어가 죽을뻔 했다 구조된 아산보호소 뿌꾸와 뚠뚠이(현재는 두 아이 모두 입양됨)의 엄마입니다. 두 아들 뿌꾸, 뚠뚠이와 함께 임신한 채로 보호소에 들어와 보름이는 출산을 했고 그 후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꼬물이들 15마리에게 수유를 했다 합니다. 먼지요괴 형제들은 유기된 후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하게 말라 갈비뼈가 다 보이고 몇 달간 계속 설사를 한 탓에 온 몸 털이 전부 다 뭉칠대로 뭉쳐 있었습니다. 지금 보름이는 포동포동 살도 오르고 털에 윤기도 돕니다. 15마리 꼬물이들을 수유한 엄마이지만 보름이는 혼자 장난감 갖고 놀기의 달인이 되었어요. 꾀죄죄한 외모 탓에 먼지요괴라는 애칭이 붙었던 열무와 배추도 조금씩 살이 오르고 미용을 해서 너무너무 예뻐졌습니다. 저희 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옷도 입혀놓고 한땀 한땀 정성으로 만든 스카프도 채워주니 멋쟁이가 따로 없습니다~^^
쉼터 현관문을 열면 아이들 모두가 어떻게 알았는지 모두 현관 앞 방묘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저희들을 맞이해줍니다.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부비적거리고 배위에 올라와 꾹꾹이를 해주고 안아달라고 매달립니다. 풀뿌리 지원 사업이 없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아이들이었을 겁니다. 저희 가온누리 유기묘쉼터에게 기회를 주신 점 다시 한번 감사말씀 전합니다. 기존의 아이들 뿐 아니라 풀뿌리 지원 사업으로 구조된 아이들 모두 철저한 입양심사와 방문상담, 가정방문을 통해 꼼꼼하게 좋은 집으로 입양 보내겠습니다.
사실 개인 구조자와 개인 활동가들이 할 수 있는 봉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동안 봉사해오며 누구보다 뼈저리게 절감했던 부분이구요. 이번 풀뿌리 지원 사업은 ‘부족한 재정’이라는 가뭄에서 허덕이던 저희 쉼터에게 있어서 생명수와도 같았습니다. 내년에도 풀뿌리 지원 사업과 같은 좋은 사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국에 저희같은 크고 작은 쉼터가 많아야 보호소 안락사도 줄이고 반려동물에 대한 바람직한 입양문화도 정착시켜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FROM 가온누리유기묘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