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차량으로 원숭이 실험까지,
기업윤리 파탄인 폭스바겐을 강력히 지탄한다.
2월 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를 재개했다. ‘배출가스 조작 사기극’으로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지 1년6개월만이다. 지난 2015년 세계적인 자동차제조 기업 폭스바겐은 전 세계에 판매한 경유차 가운데 1100만대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국제 사회의 강력한 비난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만 약 27조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폭스바겐이 지난 2014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실험을 위해 원숭이 10마리를 동원한 사실이 현지시간으로 1월 26일 새롭게 드러났다. 실험에 동원된 원숭이들은 기밀실 안에서 하루 4시간씩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 목적은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양이 예전에 비해 줄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것. 기밀실 안에는 원숭이들의 소란을 막기 위해 TV 만화영화를 상영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물실험에서 3R원칙을 준용토록 하고 있다. 3R원칙은 개체수를 줄이거나(Reduction), 고통을 최소한 해야 하고(Refinement), 최대한 다른 실험으로 대체해야 한다(Replacement)는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최소한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험으로 고통 받는 동물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라도 그 고통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실험은 애초 조작된 실험으로서 전혀 불필요했으며, 단지 자사 제품의 홍보를 위해 동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진행돼 명백히 3R원칙을 위반한 동물학대다.
원숭이 10마리가 동원된 해당실험은 폭스바겐이 미국에 디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근거마련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실험 차량은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이미 조작되어 있었으나, 연구진은 이를 모른 채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미 소비자를 기만하며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차량을 홍보·판매하기 위해 무고한 동물을 기계적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런 행보는 기업윤리가 부족하다는 세간의 표현을 넘어 기업윤리 파탄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의 국내 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어떠한 사과나 반성은커녕 아무 일 없다는 듯 오늘 영업을 재개했다. 폭스바겐은 이제라도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어떻게 더 많은 차를 팔지가 아니라 어떻게 무너진 도덕성과 기업윤리를 바로 세울지,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소비자 기만을 넘어 생명윤리까지 스스로 내다버린 폭스바겐을 강력히 지탄하는 한편, 여전히 생명윤리 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여타 기업들에도 강력히 경고하는 바이다.
2018년 2월 1일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