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겨울방학 맞이! 사서 선생님이 직접 추천하는 중고생 동물보호 도서

동물보호교육

겨울방학 맞이! 사서 선생님이 직접 추천하는 중고생 동물보호 도서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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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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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겨울방학을 맞이해 신곡중학교 정인용 사서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동물 보호 도서 10권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선생님의 추천 도서와 서평을 함께 만나보세요!☺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1. 그림자 형제를 위하여 (채인선 지음┃한권의 책┃112p┃2015┃12,000원)

  「자연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신은 오로지 인간의 편에만 서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은 받은 대로 돌려주는 나무이며, 신은 인간에게 특별한 관심이 없습니다. 신의 도움 없이 우리는 비뚤어진 이 세계를 돌려세워야 합니다. 비뚤어진 이 세계를 돌려세워 생명에 대한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생명이 생명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하지 않도록. 동물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p.5)」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관계를 작가는 ‘그림자 형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꼭 목차부터 읽어주길 바랍니다. 목차만으로도 작가는 우리에게 하고픈 말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산과 들 바다와 강의 주인이 마치 ‘인간’들인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진짜 주인은 몇 억년전부터 살아왔던 동물들인데 말이죠. 2억년 전 공룡부터 숲속의 새들, 바다의 물고기들, 습지의 뱀과 두꺼비, 메뚜기, 귀뚜라미 같은 곤충들, 그리고 우리 가까이 살고 있는 개, 고양이까지. 우리의 그림자 같은 동물들과 함께 살아야 가야 하는 이유들을 작가는 부드러운 글이면서도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은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이며, 북극의 얼음은 더 빨리 녹아내리고 사막은 더 많아지고 숲은 점점 더 없어지는데도, 사람들은 더 욕심을 냅니다. 그 욕심이 끝간데 없어 동물들을 함부로 다룹니다. 생명의 중요성, 타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어지고, 동물에 대한 폭력으로 남는 것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것이라고 말합니다.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사람’ 조차도 말입니다.

  「사람들이 지구에 처음 왔을 때 동물들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었어요. 이제는 우리가 그렇게 해 줄 차례입니다(p.104)」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2. 내 이름은 도도 (선푸위 지음 ; 허유영 옮김┃청림출판┃274p┃2020┃14,800원)

  사라진 동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지구상에서 볼 수가 없는 동물들입니다. 책의 제목에 소개된 ‘도도’는 1681년, 마지막 한 마리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사라져 버린 ‘도도새’를 따와서 붙여진 제목입니다. ‘도도(dodo)’는 포르투칼어로 원래 ‘멍청하다’라는 뜻이랍니다.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고 빨리 달리지도 못해서 붙은 이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멸종된 이 도도새를 따라 그 섬에 살던 카바리아 나무마저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as dead as ad dodo(도도새처럼 죽은)”이라는 말이 “완전히 죽어버린”이라는 뜻의 서글픈 숙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산업문명이 지구상의 동물들을 어떻게 무참히 멸종시켜왔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2012년에는 갈라파고스에서 지구상 마지막 핀타섬코끼리거북이가 숨을 거뒀습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파괴된 생태계에서 동물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중국코뿔소, 이룽잉어가 그래서 멸종되었습니다. 선푸위는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의 다음 말을 인용했습니다. “정의로운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의 첫 번재 행동은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것이다.” 코뿔소의 뿔을 신성시하면서, ‘그것을 갖기 위해’ 결국은 죽이고 갈취하는 것들은 결코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1492년 바하마제도에 발을 들인 콜럼버스와 선원들은 카리브몽크물범을 잡아들이며 자랑을 해댔습니다. 스페인에서 건너온 이들은 뱃머리로 물범을 받으며 몽둥이로 잡았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농장 기계’에 쓰일 물범의 기름이었습니다. 그 후 채 500년이 지나기도 전에 카리브몽크물범은 멸종하고 말았습니다. 원시부족(원주민)들이 사라지면서 함께 멸종해 간 동물들의 이야기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일깨우게 됩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3.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이형주 글┃책공장더불어┃269p┃2016┃14,000원)

  20여년 전쯤에 저에게 누군가가 루왁 커피 한 잔을 주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커피’라고 했습니다. 그때만해도 ‘고양이 똥’으로 만들어진 루왁 커피는 ‘참 신기한 커피’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한 커피 농장에 갔을때, 르왁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20년전에 마셨던 커피도 넘어올 지경이었습니다. 잡식성인 사향고양이(베트남에서는 족제비를 가둬 키워요)를 잡아다 철창에 가두고 평생을 ‘커피콩’만 먹이는 것은 정말 비인간적이었습니다. 인간이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평생을 가둬두고, ‘커피 콩’만 먹이는 루왁(루왁은 원래 인도네시아 사향 고양이의 이름입니다)이나 족제비가 있는가 하면, 최고의 요리라 자랑하는 ‘삭스핀’을 먹기 위해, 지느러미가 잘린채 바닷속에 버려지는 상어, 야생동물에서 쇼동물로 바뀐 돌고래들, 사람을 등에 태우기 위해 모진 학대와 고문을 당한 코끼리들. 이 동물들의 눈물은 지구를 삼키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즐겨 먹는 라면, 그것 때문에 오랑우탄을 멸종시킨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이 다른 생명과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는 미처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이 책을 읽고 우리 주변에서 ‘나의 선택’으로 학대 받고, 죽어가는 동물들은 없는지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4.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MID┃348p┃2014┃15,000원)

  이 책은 ‘동물이 동물에게 쓰는 편지’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돼지가 고래에게, 고래가 비둘기에게 비둘기가 십자매에게’ 라는 릴레이 방식으로요. 제일 먼저 ‘인간이 박쥐에게’ 편지를 썼어요. ‘사람들은 당신이 못생겼고, 징그러우며, 재수가 없다’고 하지만, 그걸 항변하기 위해서 당신을 찾아간다고 편지 쓴 사람은 말합니다. 서식지가 파괴되어 살 곳을 잃은 동물들의 이야기, ‘제대로 죽을 수도’ 없는 동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십여년전 유행했던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들의 이야기는 미처 생각해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이야기 였습니다. ‘나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나쁜 동물들’의 죽음은 ‘아무렇게나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던게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사라지는 동물들은 서로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며 편지를 쓰고 있는데, 우리 인간들은 그 생태계의 끝에 서서 무얼하고 있는 걸까요? 동물들이 사라지면, 인간들도 살 수 없게 될지 모릅니다. 편지글 형식이지만, 내용은 아주 치밀합니다. 어떤 종류의 동물들이 어떤 지형에 어떤 생태요건으로 살고 있는지, 과학적인 분석과 통계가 글을 뒷받침하고 있고, 동물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해법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책 속에서 찾아보길 바랍니다.

「인류는 약한 존재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이익의 이름으로 빼앗고 괴롭힙니다. 그 결과가 다양성이 줄고 존립이 위태로워진 동물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p.330)」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5. (10대와 통하는) 동물 권리 이야기 (이유미 글 ; 최소영 그림┃철수와영희┃199p┃2017┃13,000원)

  이 책을 읽는동안 내내 속이 울렁거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에게 유익한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동물 실험,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동물 쇼’, ‘사람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옷’을 만들기 위해 벗겨지는 동물들의 가죽과 털, ‘산채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힘들어서 겨우겨우 끝까지 읽었습니다. 버거웠지만,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길에서 죽어가는 동물들, 버림 받은 동물들, 우리가 조금만, 아주 조금만 그 동물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엔 ‘버리는게 아니라 동물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그걸 애니멀 호더라고 한답니다. 단순히 수집하는게 아니라, 잘 키우지도, 잘 먹이지도 않아 고통받게 하는 이들 말입니다. 한 공간에 살든, 안팎으로 살든 ‘함께 살려고’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장 사이사이 삽화에 나오는 슬픈 눈의 동물들을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옷걸이에 걸려있는 라쿤을 내려 조용히 묵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6.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동물의 행복할 권리 (전경옥 지음┃네잎클로바┃317p┃2013┃16,800원)

  이 책은 한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가가 ‘동물들이 뺏긴 자리를 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 활동했던 7년간의 기록입니다. 그 중에서 ‘동물원’ 이야기가 인상 깊게 남습니다. 어릴 때부터도 동물원에 가는 걸 좋아했고, 거기에서 만나는 원숭이, 기린, 사자, 호랑이가 그저 신기하고 멋져서, 이 동물들을 보호해주는 ‘동물원’ 사람들은 참 착한 사람들이구나 생각했더랬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귀여워 만지고’, ‘신기해 만지는’ 행위가 동물들에게는 어떨지 생각해본적은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기위해, 동물원의 작은 공간에 갇혀서, 동물의 본능이 아니라 인간이 정해놓은 시간에 따라 먹고, 자고, 훈련을 해야 하는 ‘동물’들은 행복할까요? 우리는 ‘만져보고 싶은 동물’들에게 ‘한번 악수를 청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보기는 했을까?

  스쿠터를 타는 원숭이, 턱걸이를 하고 공을 굴리는 고양이, 아주아주 비싼돈을 내야 볼 수 있는 쇼 돌고래, 인도네시아 숲속에 있어야 할 오랑우탄은 사람의 옷을 입고 재주를 피웁니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들을 보고 즐거워합니다. 동물들이 평소에 하지 않는 어떠한 행동들을 하도록 강요하면, 스트레스를 받는게 당연한데, 사람과 동물은 다르다고 생각들을 하니, 동물들을 행복할 권리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살게 된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동물에게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작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7. 동물권,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인가? (캐서린 그랜트 지음 ; 황성원 옮김┃이후┃255p┃2012┃12,000원)

  이 책은 제목에 호기심이 가게 돼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인권, 교사들의 교권, 장애인이동권 등 ‘인권’은 종종 들어왔고, ‘권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고,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인권이 인간답게 살 권리’라면, ‘동물권은 동물답게 살 권리’일까?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보호 단체들의 활동, 동물권 운동의 역사와 배경 등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다소 좀 어려운 말들도 있는데, 동물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그리고 세계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주 많이 불편했습니다. 사람의 몸을 위해 빼내는 ‘곰의 쓸개, 웅담’ 살아 있는 곰의 배에 관을 꽂아 쓸개즙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관을 대어 채취하고, 그 과정에서 패혈증이나 복막염이 걸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곰의 이야기, 역시 또 사람의 몸을 위해 추운 겨울 인간의 피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걸치는 모피. 수달, 바다표범, 코요테, 여우, 라쿤, 담비, 밍크 등은 잔인한 덫을 이용해 잡는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을 고통스러워하다 굶어 죽거나,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거나 피를 많이 흘려 죽게된다고 합니다. 역시나 또 ‘사람들을 위한’ 약을 만들기 위해 실험대상이 되는 동물들에게 처해지는 잔혹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폭력이든 위험한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동물의 고통은 많은 경우 인간의 고통에 직접 연결된다.(p.188)’는 작가의 말이 동물권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8.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 (로브 레이들로 지음 ; 박성실 옮김┃책공장더불어┃103p┃2012┃10,000원)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제의식을 갖고 펴낸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입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았을 동물원, 부모들의 손을 잡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동물원에서 만난 그 동물들이 정말 행복할까? 작가는 우리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편안해’ 보이며, ‘다른 동물들의 위협에서 잘 보호되고, 먹을 것이 충분한’ 동물원이기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만 생각해봐도 쉽게 그 답을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충분히 넓다고 보여지는 공간이라지만 ‘갇혀있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줄지 말이죠. 단순히 갇혀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좋게 보여지기 위해, 훈련을 해야만하는 쇼 동물들도 있습니다. 야생의 동물들에게 나타나지 않는 온갖 질병들도 동물원 동물들에게는 나타난다고 합니다. 북극 차가운 얼음위에서 살아야 할 하얀색 북극곰은 인도네시아의 덥고 습한 동물원 콘크리트 바닥위에 살면서, 흰색 털 대신 초록색 녹조류가 털 사이에 자라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동물원 코끼리는 야생에서 필요한 공간보다 1000배 작은 공간, 동물원 북극곰은 야생에서 필요한 공간보다 100만 배 작은 공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동물원 동물들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의 답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놀라운 것은 크고, 작은 이런 동물원들이 지구상에 1만여개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동물원의 환경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와 ‘동물원 야생동물을 돕는 10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끝까지 읽게 된다면 무심코 지나치는 동물원은 아마 없게 될 것 같습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9. 사랑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아 (앤드루 블룸필드 지음 ; 윤영 옮김┃마리서점┃269p┃2018┃15,000원)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유심히 읽는다면, 아마도 ‘길고양이’ 이야기라고 짐작할 수 있겠지요. 작가 앤드루 블룸필드는 고양이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 사람이었지만, 우연치 않게 만난 야생 고양이로 인해, 삶이 바뀌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도 않던 그가 어느 날 숨을 할딱이는 고양이 타이니를 만나게되고,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뇌손상도 입었을 거라는 의사의 이야기에도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해버리고, 타이니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 후 다시 그 앞에 죽은 고양이와 그 고양이를 마치 추도하는듯한 다른 친구 고양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길 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하게 됩니다. 270페이지의 짧지 않은 에세이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들입니다. 타이니와의 동거로 시작한 고양이 집사는 그 후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천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야생의 고양이의 일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도록 주의를 각별히 기울였습니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집을 마련해주고, 중성화 수술도 해주었습니다. ‘귀여움’으로 마주한 고양이를 ‘책임진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블룸필드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관련 도서 서평 10.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지음┃문학동네┃245p┃2019┃13,000원)

  아홉명의 작가가 쓴 열두 편의 단편 에세이입니다. 

사람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사는’ 개와 고양이들의 이야기들입니다. 반려인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유들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동네에 얼마나 많은 유기묘들이 있는지 미처 몰랐던 이슬아 작가는 동물병원에서 만난 러시안블루 고양이를 ‘샀다’ 작가는 「무언가를 키운다는 게 죄를 짓는 일과 비슷하다는 걸 그땐 몰랐다(p.42)」고 말합니다. 그렇게 함께 살게된 고양이 ‘탐’을 보며, 자신의 삶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열여섯 살 까미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 때, 김하나 작가는 1957년 로켓에 실려 ‘무수한 고통을 견디며’ 죽어간 ‘라이카’를 떠올립니다. 이유없는 고통은 사람도 참기 어려운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극심한 고통과 공포속에서 외롭게 죽어가야만 했던 라이카와 반려견 까미를 생각하며 한 줄 글을 남깁니다. 「사랑해야만 한다(p.36)」 

  개와 산책을 하면서, 길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그렇게 소소한 일상에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그런 이들을 혐오하고, 어떤 경우에는 잔인하리마치 무서운 ‘인간’의 모습들도 있습니다. 「그런게 혐오의 본질 아닐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무턱대고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거, 단 한 마리의 고양이와도 알고 지내지 않았으면서 막연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면서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던 것.’(p.92)」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 최은영 작가의 글이 글 중 일부입니다. 

 유기묘를 입양해 키우는 김동영 작가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방식에 대해서 생각하며, 결국 어떤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하자고 말합니다. ‘길에서 태어난’ 것들에게 도움을 직접 줄 수 없다면, 보호단체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을 보태 보자고도 말합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유기동물 보호, 동물 권익을 수호하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