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Researchers] 동물을 연구하는 정치학자 오창룡 교수

  •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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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과미래포럼 사무국

 Fuuture Researchers  오창룡 국립부경대 교수


동물의 복지와 권리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결국 ‘정치’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치는 여전히 '인간만의 리그'이자 '표 계산의 영역'으로 읽히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Future Researcher는 오창룡 국립부경대 정치학과 교수입니다. 프랑스 대통령제와 극우 포퓰리즘을 연구하던 정통 정치학자가 왜 먼 타국의 ‘동물당’에 매료되었는지, 그의 고민의 궤적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오창룡 교수(오른쪽)는 네덜란드 동물당 연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Q. 정치학 전공이십니다. '정치'와 '동물'이라… 잘 안 어울려요.
A. 한국에서는 정치와 동물이 멀다고 느껴지지만, 외국에서는 동물복지와 동물권이 이미 매우 정치화된 주제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에 <현대 정치사상의 파노라마>라고 번역된 미국 정치 이론 교과서는 동물해방 쟁점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고요.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동물당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한국에서도 선거 때마다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중요하게 나오잖아요? 동물과 관련된 여러 쟁점이 정치의 영역에서 논의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할 겁니다.

Q. 어떻게 동물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A.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프랑스 대통령제 하에서 권력의 인격화 현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확대된 극우 포퓰리즘이 정치제도의 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밝히고자 했죠. 혐오와 배제의 감정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동물 문제에 관심을 가질 계기는 없었어요.
그러던 중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에 방문학자로 있을 적, 학생회관에서 개최된 '동물해방콘퍼런스(Animal Liberation Conference)'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약 천 명 정도 되는 동물 활동가들이 한 곳에 모여, 일주일 내내 오전과 저녁에는 세미나를 열고, 낮에는 집회에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동물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첫 사건이었습니다.

Q. 네덜란드 동물당에 관한 연구가 2025 동물과미래포럼 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A. 네덜란드의 경우 동물당이 오래전부터 의석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2002년에 창당해서 2006년부터 하원 의석을 얻었고요, 한때는 하원 150석 중의 6석을 차지할 정도로 세력이 컸죠. 최근 선거에서는 하원에서 3석만을 확보했지만, 상원과 유럽의회에도 의석이 있어요. 특히 지방의회에서 의석을 많이 늘려왔습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정당이 된 것 같습니다.
동물당 지지자들은 포퓰리즘 정당 지지자들과 유사하게 기성 정치를 매우 불신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런 유사한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누군가는 미워하는 감정으로 극우 정당에 표를 던지고, 누군가는 연민의 감정으로 동물당을 지지하는 상반된 맥락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밀어내는 감정이 아니라 끌어안는 감정이 정치적인 동력이 되는 과정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맥락에서 동물당의 여러 측면을 연구해 보고자 합니다.

Q.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책을 번역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A. 게리 프랜시온(Gary Francione)의 <Why Veganism Matters>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프랜시온은 ‘노예폐지론’을 연상시키는 동물사용폐지론(Abolitionism)을 발전시킨 학자이고요. 동물의 도덕적 권리를 주장합니다. 한국에서 동물권 관련 논의가 풍성해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하반기에 출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동물 연구자들과 동물과미래포럼에 한 말씀.
A. 2010년대 후반 네덜란드 동물당 내에서 인간의 문제와 동물의 문제를 구분하는 문제를 두고 큰 내홍이 있었습니다. 동물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할 때, 매 순간 겪게 되는 문제인데요, 익숙한 생각과 습관의 틀을 넘어서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중심주의적인 사고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 굳이 벗어날 필요가 있을지도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인간 중심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지금의 인간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동물의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동물과미래포럼에서 그런 변화를 앞당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고요, 많은 동물 연구자분과 교류하면서 고민의 폭을 넓혀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Editor’s Note | 

혐오와 배제가 아닌 연민과 포용이 어떻게 강력한 정치적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그의 연구가 기다려집니다. 네덜란드 동물당 사례와 곧 소개될 프랜시온의 사유가 우리 사회의 인간중심주의를 성찰하고 정치를 변화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글 남종영 운영위원, 사진 오창룡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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