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Insight] 알을 낳지 못해 죽는 존재들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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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과미래포럼 사무국
Animal Insights | 태어난 날 죽는 병아리, 한 해 78억 마리
원문읽기 I Orzechowski, K. (2026, August 12). Nearly eight billion per year and counting: Global chick culling, 2019–2024. Faunalytics. [online] https://faunalytics.org/global-chick-culling-2019-2024/
미국 하이라인 부화장의 병아리 감별 작업. 하이라인은 세계 산란계 유전자를 쥔 몇 안 되는 육종회사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수컷으로 가려진 병아리는 알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태어난 날 죽는다. ©Mercy For Animals / Wikimedia Common
🐮 핵심 내용은?
산란계 부화장에서 깨어난 병아리의 절반은 수컷이다.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태어난 날 죽는다. 미국의 동물보호 연구단체 파우널리틱스(Faunalytics)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를 이용하여 176개국의 수평아리 살처분 규모를 처음으로 나라별로 계산했다. 2024년 한 해 78억 3천만 마리가 죽었다. 2019년보다 11% 늘은 수치다. 70%가 아시아에서 죽었다.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는 수평아리 살처분 금지법과 난중 성감별 기술 도입으로 2024년 약 9천만 마리의 죽음을 줄였지만,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 상세 분석
부화기 문이 열리면 막 깨어난 병아리들이 컨베이어에 쏟아진다. 감별사가 한 마리씩 뒤집어 보고, 수컷을 다른 통로로 보낸다. 통로의 끝에 분쇄기나 가스실이 있다. 수평아리의 죽음은 각국의 축산 통계에서 제외된다. 동물보호 연구기관 '파우널리틱스'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를 활용해 전 세계 살처분된 수평아리 개체수를 추정했다.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통계상 산란계 수를 바탕으로 매년 필요한 대체 암평아리 수를 계산한다. 암평아리 한 마리가 길러질 때마다 수평아리 역시 한 마리 꼴로 부화하여 살처분되므로, 연간 수평아리 살처분 수는 연간 산란계 교체량과 동일하다. 산란 기간, 산란 전 폐사율, 산란 중 폐사율을 적용하면, 연간 수평아리 살처분 수는 산란계 개체 수의 약 91%다.
이렇게 계산하면, 2024년 수평아리 78억 3천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아시아가 54억 3천만 마리(69.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아메리카 11억, 유럽 7억 2천만, 아프리카 5억 6천만 마리로 뒤를 이었다. 중국은 5년 사이 2억 4천만 마리가 늘었다.
수평아리는 고속 분쇄기에서 혹은 가스 질식으로 죽는다. 갓 깨어난 병아리는 통증 체계가 완성돼 있다. 뮌헨공대 연구진은 달걀 속 배아에서 13일째부터 뇌파를 관찰할 수 있고, 15일째부터 아픈 자극을 피하며, 16일째부터 혈압이 오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독일이 성감별 시한을 13일로 정한 이유다.
수평아리 살처분을 피할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2026년 중반 기준으로 유럽연합 산란계의 약 40%가 난중 성감별(In-Ovo Sexing)을 거쳐 부화했다. 예를 들어 독일 AAT(Agri Advanced Technologies)의 '체기(Cheggy)'는 13일째 알에 빛을 쏘아 암수컷을 읽을 수 있다. 다만 갈색 산란계에만 작동한다. Respeggt/SELEGGT는 8-9일 차에 PCR DNA 분석을 통해 99.5%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한다. 특히, 백색 및 갈색 산란계 모두 적용 가능하다. 미국 소비자 조사에서 수평아리 살처분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11%뿐이었다. 응답자의 71%는 수평아리 살처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한 달걀에 12개당 65센트를 더 내겠다고 답했다.
독일이 2022년 세계 최초로 수평아리 살처분을 금지했고, 오스트리아(2022년)와 프랑스(2023년)가 뒤따랐다. 이탈리아는 2027년부터 금지한다. 하지만 이들 세 나라가 2024년 살린 수컷은 9천만~9,500만 마리, 세계 전체 수평아리 살처분 개체수의 1.1%에 그쳤다.
💡 AFF's Comment
한 해 얼마나 많은 수평아리가 살처분되는지, 우리나라 정부 통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수평아리는 죽지만 통계조차 포함되지 않는 존재다. 동물자유연대는 2024년 보고서에서 한해 수평아리 살처분 개체수를 약 5,000만 마리로 봤다. 한국에서 수평아리 살처분은 아직 본격적으로 공론장에 오르지 않았다. 파우널리틱스는 내년부터 세계 도축 통계에 수평아리를 넣겠다고 밝혔다. — 남종영 동물과미래포럼 운영위원(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