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Insight] 사라진 유인원의 개체수를 위성이 셌다
-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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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과미래포럼 사무국
Animal Insights | 닷새의 폭우가 오랑우탄을 멸종의 벼랑으로 밀어냈다
원문읽기 I Meijaard, E., Wafiy, M., Ni'Mattulah, S., … Wich, S. (2026). Extreme rainfall further endangers the world's rarest great ape. Current Biology.
타파눌리오랑우탄. ©위키미디어 코먼즈
🐮 핵심 내용은?
2025년 11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에 닷새 동안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사이클론 '세냐르'가 부른 비였다. 산사태가 타파눌리오랑우탄(Pongo tapanuliensis)의 핵심 서식지를 휩쓸었고, 위성영상 분석 결과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이 유인원의 약 11%가 단 한 번의 폭우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800마리도 남지 않은 종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이다.
- 엄청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핵심 서식지(바탕 토루 웨스트블록)의 숲 11.7%(8,303헥타르)가 사라졌다.
- 이 구역에 살던 오랑우탄 약 58마리(최소 18, 최대 120마리)가 직접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 위 생활자인 이들에겐 피할 틈이 없다.
- 타파눌리오랑우탄은 800마리도 남지 않았다. 기존 연구는 매년 1%씩만 사라져도 결국 멸종에 이른다고 봤다.
🌐 상세 분석
위성을 통해 오랑우탄의 폐사 개체수 추정하다
연구진은 이번 사건을 위성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폭우 전후의 위성 영상을 겹쳐 보니, 숲에서 맨흙으로 바뀐 산사태 흔적은 5만 개, 면적으로는 8,303헥타르에 달했다. 그리고 그 위에 오랑우탄 밀도가 기록된 지도를 포갰다. 5만 개의 산사태로 인해 숲은 사라졌고,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 다니는 오랑우탄에게 달아날 길을 남기지 않았다. 매몰·추락·익사... 언론에 확인된 사체는 한 구뿐이지만,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 직접적 죽음으로 해석한다.
기후변화가 부른 이상 폭우
세계기상특성연구(WWA)는 기후변화가 이례적인 폭우의 강도와 발생 확률을 모두 키웠다고 본다. 이 지역에서 온난화에 따른 극한 강우 증가율은 9~50%로 추정됐다. 오랑우탄은 유인원 가운데 번식이 가장 느리다. 출산 간격이 6~9년에 이르러, 한 번의 충격을 메우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게다가 사라진 숲은 5~10년 간 먹이를 거의 내주지 못하고, 숲의 지붕이 사라져 이동하기도 더 힘들다. 그래서 연구진은 58마리라는 숫자조차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타파눌리오랑우탄의 핵심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의 바탕토루 웨스트블록. 닷새 동안의 폭우와 산사태로 숲의 11.7%가 사라졌다. ©Erik Meijaard et al./Current Biology💡AFF's Comment
9년 전, 이 종의 '발견'을 기사로 전한 적이 있다. 2017년, 과학자들은 바탕토루(Batang Toru) 밀림에서 다른 오랑우탄과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제3의 오랑우탄'을 찾아냈다. 이 발견으로 인간을 뺀 유인원은 일곱 종이 됐다. 그때 한 보전활동가가 남긴 말이 오래 남았다. "새로운 종을 찾자마자 잃어버릴 수 있다."
그 말이 거의 사실이 되고 있다. 이번엔 댐도 금광도 팜유 농장도 아닌, 닷새 동안의 비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바탕토루에서 진행 중이던 개발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장 적게 배출한 곳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게 기후 위기의 오랜 역설이다. 800마리 유인원이 치르는 이 비용은 누가 갚아야 하는가. 유인원의 첫 멸종을 막을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남종영 운영위원(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