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짤이 구조 당시
곤지암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짤짤이는 당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털이 자라 엉켜 있었습니다. 뜬장에서 쉬지 않고 몸을 긁으면서도 활동가가 가까이 다가가자 꼬리를 흔들었습니다.(곤지암 불법 번식장 구조 사연)
구조 다음 날 털을 바짝 밀고 나서야 털 속에 감춰져 있던 짤짤이의 얼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거운 누더기 털을 벗어냈지만, 몸에 남은 흔적이 번식장에서의 삶을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귀와 배, 생식기 주변 등 곳곳에 피부 발진과 오래 긁어 생긴 상처가 있었습니다.
몸의 상처보다 크게 남은 건 세상에 대한 마음의 벽이었습니다. 짤짤이는 어떤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단절된 삶을 살아온 탓인지 산책하며 걷는 것을 두려워 했습니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걷지 않거나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눈치를 보기 바빴습니다. 특히, 사람에게 장난치고 안기며 편안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잠들 때면 눕지 못한 채 앉은 자세로 고개를 들고 졸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짤짤이는 병원 치료와 활동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몸도 마음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피부병은 거의 다 나아 더이상 긁지 않게 되었고 산책할 때 다른 개를 만나면 무척 반가워 합니다.
번식장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느끼지 못하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어서 일까요? 짤짤이는 대개 어린 강아지가 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신발을 앙앙거리며 물거나 사람 옷, 비닐봉투 등 주변의 사물을 물고서 한 자리에 모아 두기도 합니다.
몸을 편안히 뉘여 잠에 들지 못하던 짤짤이는 이제 사람 곁에 꼭 붙어 잠을 청하려 합니다. 사람과 몸을 맞대는 걸 좋아하는 짤짤이에게 그동안의 외로운 삶을 모두 녹여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눈치 보지 않고 발걸음 닿는대로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사람 품에서 잠에 들며 사랑받는 삶. 짤짤이에게 세상의 다양한 즐거움과 따뜻한 품을 안겨주실 가족을 기다립니다.
짤짤이는 사람과 유대감을 쌓지 못하고 살아왔음에도 모든 사람에게 두툼한 양발을 내밀고 사랑을 표현합니다. 사람에게도, 다른 개에게도 넘치는 사랑으로 다가가는 짤짤이의 가족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