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8차선 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담비

사랑방

8차선 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담비

  •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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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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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울리는 한 통의 전화벨 소리,
강변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난 강아지를 발견해서 병원으로 이송 중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의를 받았습니다.
유기동물 처리지침에 의거 기본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렸고,
연계병원으로 이송을 부탁드렸습니다.
 
전화를 끊고 저도 곧 연계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제보자는 이미 이송을 마치고 안계신 상황, 교통사고가 난 강아지는 한 눈에 보기에도 많이 다친 것 같았습니다.
 
 
입과 코로 피가 새어 나왔으며, 생식기와 항문으로도 피가 배어 나온 상태 였습니다.
 게다가 뒷다리는 전혀 못쓰는 상황.
엑스레이 촬영 결과 골반뼈가 많이 부러졌습니다.
게다가 로컬병원에서는 수술및 처치가 힘들 정도로 부상이 심해 2차 병원으로 이송해야만 했습니다.
 
2차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 다시 진찰을 받은 녀석의 상태는 마찬가지로 골반뼈의 복합골절로 인한 골반강 붕괴,
내부 장기 출혈 및 방광이나 생식기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골반 골절을 바로 잡는다 하더라도 골반을 통과하는 신경이 워낙 많아서 수술 뒤 후지마비가 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방광의 형태가 엑스레이로도 초음파로도 확인이 미미한 결과.
이는 방광및 신장과 방광을 연결하는 뇨관(오줌관)의 파열로 인해 방광에 뇨가 없는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만약, 뇨관에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면,
하나의 뇨관이 문제가 생겼으면 그 뇨관과 이어진 신장을 적출하면 되는 문제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신장은 하나만 있어도 생존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두 개의 뇨관 모두에 문제가 생겼으면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비록 검사 결과는 정확하게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했습니다.
 

 
이 녀석의 이름은 담비 입니다.
원래 단비(메마른 세상에 단비가 되어 달라고)라고 지었는데 홍보실과 통화 중 담비로 와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뭐 담비도 나름 이쁜 이름입니다.
담비의 수술 날짜가 정해지고 수술이 시작 되었습니다.
 
먼저, 복강을 개복해서 뇨관과 방광을 살펴 본 뒤에 처치가 가능한 상황이면 처치 후,
엉덩이를 개복하여 골반뼈를 붙이고 골반강을 형성하는 정형외과 처치를 할 것입니다.
수술은 무려 5시간에 걸친 대수술 이었습니다.
 
가장 우려 했던 뇨관에는 이상이 없었으며 방광이 조금 찢어져 있어서 봉합을 했습니다.
 

 
뒤 이어 골반뼈를 맞추고 골반강을 형성하는 수술이 이어졌습니다.
 

 
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담비는 무사히 회복실로 향했습니다.


 
큰 수술의 고통을 견디며 건강하게 회복중인 담비 입니다.
비록 하체 전체를 못 움직이게 깁스를 해서 불편하지만 밥도 잘먹고 변도 잘 보고 있습니다.
엉덩이의 부종이 아직 가라 앉지 않았습니다.
 
 
힘든 대수술의 고통을 이겨 냈지만, 사고 이전의 몸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누구도 장담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담비는 기적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으며 오늘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담비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세요.
아직 살아갈 날이 너무나 많은 이제 8개월 된 꼬마 아가씨 담비랍니다.
 

 
동물자유연대로 아프거나 다친 동물에 대한 제보가 들어올 때, 단체가 모든 제보에 대한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 책임은 치료와 입양 등 입니다.
명색이 동물보호단체 인데 왜 그러느냐?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회원님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의 특성 상 재원이 제한적이기에 모든 동물들을 품에 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때로는 제보에 대해서 본 단체의 메뉴얼 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대응을 한 활동가도 사실은 도와줄 수 없는 현실과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현실의 괴리감에
혼란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보자에게도 일정 부분의 책임을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구조나 치료 이후 입양이 가능한지, 입양 전 임시보호가 가능한지,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가능한지 여부를
사전에 협의하고 일을 진행하게 됩니다.
제한적 환경이지만, 그것을 잘 활용해서 보다 더 많은 일에 배분을 하고자 함 입니다.
 이 부분이 일반적으로 제보자와 가장 많이 대립하는 부분 같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그 누구보다 제보자의 도움과 협력이 절실합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하는 생각입니다.
 
담비의 치료에 도움 주신 사하종합동물병원 스텝분들과 제보자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댓글


민수홍 2014-11-20 20:13 | 삭제

담비를 위해 기도합니다.


pearl 2014-11-21 09:34 | 삭제

저렇게 작고 어린 아가야가 어쩌다가... 붕대감은 다리가 너무 안쓰러워요.. 꼭 건강하게 회복되길


이경숙 2014-11-21 12:30 | 삭제

아직 어린 아가인 담비
얼른얼른 낫길 바랍니다


김태연 2014-12-19 09:15 | 삭제

우리집에 콩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요.. 하늘나라로 갔어요 얼마전에 그아이랑 너무도 닮아서... 가슴 아프네요... 담비가 건강회복하고 좋은 곳에 입양되어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