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태어나 어릴 적 예뻤을때는 주인에게 사랑받으며 살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시골 할머니에게 보내어 진 순돌이는
대문밖에 초라하고 볼품없는 집에 혼자 쓸쓸히 묶인체로 방치되어 있었다.
노부부는 바쁘다는 그리고 귀찮다는 이유로 이 아이에게 물 한모금 준 적이 없었고 순돌이가 생명을 유지했던 건 주인이 먹고 남은 음씩 찌꺼기가 전부였다.
할머니에게 구조해서 처음 병원을 갔을때 순돌이는 심장사상충에 간수치는측정이 불가능 할 정도로 너무 높아있었고 온몸의 장기는 모두 망가져 있었다.
그렇게 많이 아픈몸으로 구조되었던 순돌이는 심장사상충의 치료를 잘 버티어 주어 위험한 고비를 넘기는 가 싶더니 어제 결국에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 말았다.
병원 작은 케이지 안에서 힘들게 병마와 싸우면서 낑낑소리 한번 내지 않고 잘 견디어 준 너무도 순했던 순돌이를 볼때마다 그 모습이 가슴 시리도록 안타까워서 일단 입양을 보냈다가 수시로 아이를 채크해 가며 통원치료를 시키려 했었는데...
입양가서 밝은 햇살과 맑은 공기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서 그리도 좋아하더니 입양처에서 삼일을 지내고 그 나쁜병이 악화되어 순돌이는 병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 껏 살아 온 날들이 너무 가여워서 치료비가 얼마가 들던 지 꼭 살리고 싶었던 아이였는데 살려 보려고 다른 구조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협회 지원금을 다 순돌이에게 쓰려고 했었는데...
순돌이에게 파고 들었던 그 몹쓸놈의 병마는 순돌이를 이 세상에 그냥 내버려 두지를 않았다.
나를 알기전에 이름도 없었던 아이..
허물어질 것 같은 낡은집만 내 눈에 보였을 뿐,
그 집안에서 유령처럼 자기 존재를 꼭꼭 숨겼던 아이...
내가 건네 준 아주 작은 소박한 먹거리와 따뜻한 말한마디에 마음을 열었던 아이...
그 긴 긴 외로움을 어찌 스스로 달래었는지
인적도 없는 덩그런 외딴집에서 지난겨울을 어찌 견디었는지
몸은 망진창이가 되고 몰골은 참담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구조되어서 이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이 있었기에 한시름 놓았더니
그 꿈의 현실이 눈 앞에 펼쳐지려는 데 이렇게 가버리는 건 이것 또 한 운명이라 해야 하는걸까...
내일이라도 병원을 찾아가면 널 볼수가 있을 것 같은데
너무도 순한 눈망울이 아직도 내 눈에는 아른거리는데
순돌아! 넌 지금 어느별에서 잘 지내고 있는거니?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말 걸어 줄 껄...
이제는 아픔도 외로움도 없는 곳에서 예쁜 친구들과 함께 맘껏 행복하다가
나중에 이 다음에 우리 서로 잊지 말고 기억하다가 꼭 그때에 다시 만나자 순돌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안녕!!
글/사진 : 동물자유연대 강릉지부 최정란 팀장
김시정 2012-07-17 01:23 | 삭제
에구야... 순돌이가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군요.. 그곳에서는 건강하게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래요..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관심 받으며 치료 받은 좋은 기억을 갖고 갔을꺼예요.. 힘내세요..
양은경 2012-07-17 01:33 | 삭제
순돌아 네가 비추어 준 길, 우리가 밝히며 살게.너 하나를 잃음으로 더욱 분발하고 눈 크게 뜨며 살게. 순돌아, 모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주느라 무심한 세상살이 견뎌주느라 고생 많았다.편안히 쉬렴. 아줌마의 마음이 너무 늦게 도착했구나.미안하다 미안하다.남은 네 친구들 더 많이 지켜내 줄게.
이경숙 2012-07-17 12:14 | 삭제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순돌아...편히 쉬렴 ㅠㅠ
김수정 2012-07-18 11:24 | 삭제
..... 정말 마음 아픕니다..속상하고..
민수홍 2012-07-20 23:41 | 삭제
평안한 영면을 위해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