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아침에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사랑방

아침에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 배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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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7.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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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려도 되는 글이 맞는지요...) 

여름보충학습이 있어서 아침마다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정류장에 내려서 보니까 보도블럭 바로 밑에 웬 고양이가 누워있더랩니다.

새끼고양이라기엔 좀 큰듯하고 다 자랐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고양이였는데,

뒷다리에 힘이 없는지 아무렇게나 접질러 누운 채로 있길래

차에라도 부딫혔나 싶어 차마 맨손으로는 못하고 옆에 있던 신문지를 말아서

다리 부근을 살살 건드려 보니까 그냥 저를 슬쩍 보기만 하고 움직이지를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놔 두고 가기엔 차마 마음에 걸려서(사실 옆에서 무척 적극적인 친구의 영향이 컸습니다; 워낙 소심해서 행동적이지가 못하거든요)

신문지를 몇 장 겹쳐서 고양이를 살짝 말아 안았습니다.

예상외로 얌전한데다 눈 색깔이 너무 맑고 예뻤는데.... 에휴

아무튼 근처에는 동물 병원이 없고, 무엇보다 학교에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조취를 취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파출소나 보건소에 맡기려니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근처에 있는 상자에 고양이를 담고

학교에는 일단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겠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얘를 대체 어찌하나... 하고 한참 고민을 했지요.

이대로 학교에 데려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교실이나 운동장 구석에 두었다가

일과를 마치고 병원에 데려갈까 했지만

근처 아파트 단지에 숨겨 놓고 나중에 데려오자는 친구의 주장에

슈퍼에서 구매한 일회용 접시에 물을 담아 박스에 고정시키고

소시지를 잘게 잘라 넣어준 다음 그늘지고 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박스를 조심스레 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보충수업을 마치고 다시 찾으러 와 보니, 고양이는 사라지고

박스만 제자리에 덩그러니 남아있더군요.

누군가 발견해서 데려갔는지, 아니면 물 한 모금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누워 있다가

정신 차려서 뛰쳐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한 행동이 잘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도와준답시고 상자에 넣어 둔 채 5시간이나 있게 했으니(물론 열어두었습니다)

아무리 그늘이라도 여름이니 덥고 화단이라 개미도 있어서 매우 불편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바쁘더라도 동물 병원에 데려갈걸 그랬는지..

아니면 확실히 다쳤는지 괜찮은지 상태라도 좀 더 지켜보고 데려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이런 상황에 처하면 우선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고양이가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이경숙 2008-07-30 10:46 | 삭제

에궁....배선애님...그 맘... 넘 고맙구요....그 가여운 고양이가...회복되면 좋겠네요....


이경미 2008-07-30 04:29 | 삭제

다친 고양이를 외면치 않은 그 마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무래도..고양이는 영역의 동물인지라 낯선 장소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깐 곧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받게 하는게 가장 좋겠지요....

고양이가 무사하길..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이옥경 2008-07-30 20:34 | 삭제

아마 날도 덥고..먹은게 없어서 잠시 탈진했던것이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