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부고] 사람 품을 사랑하던 희동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긴 시간 보호소를 집으로 삼아 살아온 희동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노화로 인한 건강의 기복이 반복되었고, 결국 10년의 보호소 생활을 마치며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2014년에 온센터에 들어온 희동이는, 건장하던 시절부터 노년의 느린 걸음까지 오롯이 보호소에서 함께한 친구였습니다. 의사 표현이 뚜렷했고, 자기 고집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람 무릎에 올라오는 건 좋아하지만, 마음이 불편해지는 순간에는 작은 입으로 이빨을 드러내며 성질을 부리곤 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았던 노년에도 희동이는 여전히 품 안에 안기는 걸 좋아했습니다. 늘 봉사자님과 대부모님,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쭈뼛쭈뼛 다가가 자신을 무릎 위에 올려달라 조심스레 부탁하듯 기대곤 했습니다. 수줍으면서도 당차게 애정을 표현하던 희동이의 발걸음과 눈빛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사람 품과 무릎 위를 사랑하던 희동이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긴 보호소 생활을 든든하게 지원해주셨던 희동이 대부모님, 희동이에게 관심을 내어주시고, 잠시나마 품에 안아주셨던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희동이를 가장 가까이서 돌봤던 배민경 활동가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희동아, 그곳에서는 편안하니? 너를 떠나보내던 그 아침, 포근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보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비가 내리고 쌀쌀해진 요즘, 너의 부고 소식만으로도 마음속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지만, 떠나던 그날만큼은 밝고 따뜻했기에 그 길만은 평안했겠구나 싶어 작은 위안을 삼아본다.

너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꺼내다 보니, 시간도 자연스럽게 거꾸로 흘러가더라. 건강하고 씩씩하던 모습부터, 뒷다리에 힘이 빠지고 치매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던 순간들까지… 그 모든 시간을 지켜보고 돌보면서도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질 거라 믿었기에, 조금은 더 우리 곁에 머무를 줄 알았어.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서 꽃길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따뜻하고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댓글

김정화 2025.10.21

희동아 너의 소식들을 볼때마다 시간이 얼마남지않았구나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현실이되고나니 생각보다 더 마음이 아프네.. 그래도 더 이상 아프지않고 건강하게 마음껏 뛰어놀수있을거라 생각을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사람품을 좋아하던 희동아 이쁘고 좋은 기억만 안고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바래 언젠간 꼭 희동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과 다시 만날 날이 올테니 그때까지 맘껏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길.. 길지않은 시간이였지만 너의 대부모란 이름으로 너와 인연을 맺을수있어 너무 다행이야 강아지별에서 만나면 꼭 안아줄게 사랑해 희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