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구조된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견은 구조 이후 태어난 자견을 포함하여 모두 129마리입니다. 이들이 새로운 삶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구조 3개월이 지난 현재, 23마리가 입양 가족을 만났고, 44마리가 임시보호 가족을 만났습니다. 아직 62마리 보령 번식장 구조견은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긴 겨울에서 봄을 맞이하기까지,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 3개월의 여정을 함께 나눕니다.
인적 드문 산 속에 자리하고 있던 번식장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고, 개들이 지내던 환경은 처참할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단 한번도 배설물이 치워진 적 없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온통 오물로 뒤덮여 있었고 동물들은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구조 현장
구조 현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동물의 상태를 살피고 대략적인 정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구조 이후 치료, 돌봄, 입양 등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동물의 정보와 특이사항을 파악한 후에는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곧장 병원으로 가야 할 동물의 긴급 이송 준비를 합니다. 외부 협력 병원의 입원 자리 여부 부터 구조 현장에서 달라지는 상황에 따라 병원과 소통을 이어갑니다. 동시에 외부 위탁처와도 소통하며 동물들이 지낼 공간을 마련합니다.
구조는 단순히 동물을 위험한 상황에서 구출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의 시작점입니다. 구조된 동물들이 안정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최종적으로 가족을 만날 때까지의 여정은 길고도 복잡합니다. 구조는 끝이 아닌 시작,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견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구조견들은 대부분 오물과 함께 엉키고 뭉친 털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털을 정리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발 하나에도 주먹만 한 털 뭉치를 달고 있고, 벗겨낸 털은 구조견의 몸집만 했습니다. 당시 건강 검진을 위해 누더기 털 미용을 무엇보다 서둘러야 했고, 미용 봉사자님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미용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긴급 수술이 필요한 동물들도 있었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은 다치고 아파도 그대로 방치되었고, 그저 강아지를 생산해내는 도구로 취급되었습니다. 펫샵의 새끼 강아지가 환영받을 때 번식장의 동물들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후에야 뜬장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사지가 마비되어 뜬장에서 고개만 두리번거렸던 러니, 탈장으로 인해 소장과 방광까지 튀어나와 있던 뽀해, 그리고 다리가 꺾여 굳어버렸던 키라. 세 친구 모두 큰 수술을 받았지만, 모두 무사히 회복했고, 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안겨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은 검은 비닐 하우스 안에서 햇볕 한줌 느낀 적 없었고, 번식장의 바깥 세상을 알지 못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산속에서 매일 깜깜한 밤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맞은 편에 다른 개들이 뜬장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자 유일한 풍경이었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을 구조한 날, 보령에는 비가 내렸고, 온센터가 위치한 남양주는 온종일 눈이 내렸습니다. 구조견들이 처음으로 다른 풍경을 보고 만난 날입니다. 펑펑 내리고 쌓이는 눈, 창밖으로 지나다니는 활동가가 신기한지 구조견들은 유리창 앞에 자리를 잡았고, 한참 동안 창밖을 구경했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의 첫 소풍. 생애처음 넓은 운동장의 잔디밭을 밟은 날입니다. 뜬장의 어둠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온 이들에게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처음엔 모두 조심스러워하며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코를 내밀고 냄새를 맡으며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뜬장 안에서의 제자리걸음이 전부였던 구조견들은 처음으로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달렸습니다. 운동장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힘차게 달리기도 하고, 다른 친구를 따라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번식장에서 햇빛조차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구조견들은 햇살 아래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몇몇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기보다 가만히 두리번거리거나 사람 품에 안겨 안정을 찾았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이 처음으로 장난감 놀이를 한 날, 구조견들은 정말 열심히 장난감 놀이를 했습니다. 번식장의 뜬장에 갇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놀이에 몰두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감을 낯설어했지만, 줄곧 장난감을 하나씩 입에 물었습니다. 구조견들은 등을 돌린 채 놀이 시간을 가지거나 두 발로 장난감을 고이 잡고 놀았습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은 사람에게 안기는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구조견들에게 사람 품이 낯설고 어색한 건 당연했습니다. 구조 당시 번식장의 뜬장을 나오던 날, 사람에게 처음 안겨봤기 때문입니다. 구조견들은 품에 안기면 어쩔 줄 몰라 발헤엄을 치며 사람 손길을 낯설어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돌봄을 받으며 사람 손길을 알아갔고, 사람 손길에 몸을 맡겨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떤 돌봄도 받지 못하고 어떤 경험도 하지 못했던 동물들에게 전부 새로운 경험과 감각은 기쁨이 되기도 하고 두려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일상을 만났습니다. 돌봄을 받으며 사랑받는 게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만나보세요!
낯설어하면서도 사람에게 다가오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던 머찌와 애찌의 모습. 현재 머찌는 입양 가족을 만났고, 애찌는 임시보호 가족을 만났습니다.(머찌 입양 후기 보러가기)
눈치 보며 사람을 피하기 바빴던 쿠앤이 모습. 현재 쿠앤이는 임시보호 가족을 만났습니다.(쿠앤이 임시보호 후기 보러가기)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견들이 구조 이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만드는 변화는 온센터 활동가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가족이 되어 보호소에서의 삶을 든든히 지원해주시는 대부모님, 응원해주시는 많은 시민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견들에게는 뜬장의 철망 위가 땅이었습니다. 두 발로 서서 뛰어보기도 하고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무언가를 바라보아도, 구멍 난 바닥을 버티던 감각만이 이들이 느끼던 땅의 감각이었습니다. 쌓이고 쌓여 굳은 배설물 더미 위가 유일했던 단단한 땅이었습니다. 이는 동물을 사고파는 한 끝나지 않을 비극입니다.
이제 많은 시민이 반려동물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물이 겪는 고통을 줄이려는 사회적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구매하는 것 또한 여전히 쉽고 편리한 세상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펫샵 계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단 몇 번의 클릭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만으로도 손쉽게 동물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종펫샵’입니다. 신종펫샵은 보호소로 가장하여 유기견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인터넷에서 ‘유기견 입양’을 검색하면, 이러한 신종펫샵들이 광고로 매우 쉽게 노출되며, 이들은 실제 보호소와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눈속임을 하고 있습니다.(신종펫샵 알아보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하고 알려야 합니다. 여전히 펫샵을 찾고, 신종펫샵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될 때까지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보령 번식장 구조견들의 이야기와 소식을 널리 알려주세요. 펫샵의 밝은 진열장 뒤편, 번식장 동물들의 고통과 번식장의 실태를 함께 알려주세요.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자몽이네 2024-05-25 22:09 | 삭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멋지세요!!!
츄츄네 2024-06-27 09:06 | 삭제
응원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