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일,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보던 동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심장마비 증세를 보인 동이는 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동이야, 별에는 잘 도착했니?
갑작스레 떠나버린 너에게 못해준 게 너무 많아 미안하고 속상하다. 방에 들어갈 때마다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우릴 바라볼 때면 괜찮다고, 우린 널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몇 번이나 말해주고 싶었어. 마지막 인사를 하며 만져본 너의 털은 정말 보드랍고 포근하더라. 센터에서 함께하는 동안에도 이렇게 서로 온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곳에선 아프지 않고 양쪽 눈으로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며 가보고 싶은 곳 다 누비고 다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으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동이야. 잘 가.
동이에게..
동이야. 지금은 좀 편안하게 잘 있니?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 사진첩에서 네 사진들을 다시 찾아보니, 네가 멀리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같이 낚싯대로 잡기 놀이도 했었어. 너는 우리가 무서웠을 뿐 어쩌면 궁금도 하고 가까워지고 싶기도 했을텐데, 더 자주 들여다 봐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혼자 서서히 아팠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마지막을 보러 가서 참 다행이야. 이제서야 너의 발바닥도 주물러보고, 턱도 쓰다듬어 보고, 온몸을 많이 많이 만져볼 수 있게 됐네... 몸집도 조그맣고 발도 작은 귀여운 동이야. 이제는 아프지 말고 고통 하나 없이 편안하게 여기저기 뛰어 놀길 간절히 바라. 그리고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지고 누군가를 피할 일도 없이 맘 놓고 맛있는 것도 맘껏 먹길 바라.. 너의 단짝 태미는 우리가 더 잘 챙길게. 고생 많았다 동이야... 또 만나자.
동이야 잘 도착했어?
너무 갑작스레 너를 보내게 돼서 아직 실감도 안 나고 믿어지지도 않아. 같이 있는 시간 동안 너를 지금에서야 제대로 만져보네.. 동이는 털이 정말 부드러웠구나. 동이를 안아주지도 만져주지도 못한 채 보냈다는 게 너무 아쉬워.
남양주 때부터 옥상 산책만 하면 내려오지 않으려고 했던 동이.. 파주에 와서도 야외캣티오에 나가 햇볕 쬐는 걸 좋아했던 너인데 이제 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게 슬프다.. 사람은 무서워해도 친구들에겐 항상 다정다감했던 동이. 친구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했을 텐데.. 항상 같이 붙어 다니던 태미도 동이 네가 없는걸 아는지 너를 따라 야외캣티오에서 산책을 즐기던 태미가 잘 나가지도 않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활동가들과 친구들을 바라만 봐..
시간 날 때 언제든 인사하러 와. 기다리고 있을게. 동이야,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양쪽 눈으로 위에서 잘 지켜보고 있어줘. 친구들이랑 우리가 태미 잘 돌봐줄 테니깐 너무 걱정하지 말구.. 다시 만날 때는 내 손길 안 피하고 품에 안겨 줄거지? 보고 싶다 동이..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사랑해.
예쁜 동이에게
겁이 많아 묘사로 들어서면 비록 날쌔게 피해 다니지만 예쁜 한 쪽 눈으로 가끔은 눈인사를 끔뻑해주며 쳐다보던 네가 떠났다는 게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네. 사람이 묘사에 없는걸 확인하면 태미랑 둘이 나와 복도 이곳저곳을 호기심으로 돌아다니고 바스락거리는 종이 숨숨집 안이나 푹신한 쿠션 위 담요 아래에 누워있던 걸 즐기던 예쁜 널 알게 돼서 너무 감사했어. 아직 태미도, 활동가들도 네가 없다는 게 잘 믿어지지 않아서 적응할 시간이 조금은 필요한 것 같아. 좋은 곳에 잘 도착한 거지? 거기선 아프지 말고 건강히 잘 있어야 해.
마지막으로 동이가 온캣에서의 추억을 안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대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동이의 삶이 이어지도록, 아프지 않도록,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양이 별에서는 반짝이는 두 눈으로 함께했던 활동가들을 내려다보는 동이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동이의 평안을 함께 바라주세요🙏
울트라셋 2023-09-06 11:06 | 삭제
동이야 무지개다리 잘 건너가고 행복하게 살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