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수원 도살장 구조,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온 이야기

수원 도살장 구조,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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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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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조차 알 수 없는 밀폐된 공간. 발바닥을 온전히 내디딜 수 없는 불안함에 누워 몸을 웅크려 보지만, 띄엄띄엄 자리한 쇠줄 아래로 자꾸만 긴장감이 새어듭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비명이 들립니다. 이윽고 익숙해질 수 없는 피 냄새가 올라옵니다. 언젠가 잠깐 스쳐 가듯 본 누군가의 오늘이, 또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났습니다.




  지난 2022년 7월, 동물자유연대는 수원의 한 도살장에서 개 13마리를 구조했습니다. 그저 불안함밖에 느낄 수 없는 뜬장 위에서 하루의 흐름조차 읽을 수 없었던 나날. 눈앞에서 다른 개가 토치에 불타 죽고, 목이 매달려 죽는 것을 보고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개들.

  항상 두려움과 함께하던 누군가는 최대한 몸을 웅크려 스스로를 숨기려 애썼고, 한편 그럼에도 새로운 사람의 방문을 반가워하며 꼬리를 흔드는 개도 있었습니다. 하루 24시간, 단 한 달만 쌓여도 720시간, 도살장 안의 개들은 얼마나 무수히 많은 비참한 시간을 보내야 했을까요?




(⬆️수원 도살장 구조견의 온센터 적응기⬆️)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시간 동안 구조된 13마리의 친구들은 크고 작은 변화의 길에 서 있습니다. 두려움에 무엇하나 삼킬 수 없고, 구석에서 엎드린 채 도통 일어나지 않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온기'가 가진 힘을 알기에, 항상 곁에 있으며 천천히 말을 건넸습니다.








   은곰이, 워니, 흰곰이, 숭이, 파랑이, 강식이는 소중한 인연으로 가족을 만났습니다. 강식이는 국내에서, 다른 친구들은 모두 해외에서 새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원 도살장 구조견의 하루를 함께 응원해 주시고 따뜻한 말을 전해주신 모든 분의 마음이 '가족'이라는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공자, 순자, 금자, 살자, 조목이, 오목이, 왕벌이는 온센터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곱 친구는 벌써 온센터에서 4개의 계절을 보냈습니다.



(2022년, 구조 당시 오목이)


(2023년, 해맑은 오목이)

   오목이는 오늘도 커다란 다리를 이용해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간식을 들고 있으면 재빨리 앉아 발을 동동거리기도 합니다! 길쭉길쭉한 몸짓으로 직접 부딪히며 사랑을 표현하는 오목이와 함께 있으면 활기차면서도 사랑스러운 시간을 잔뜩 보낼 수 있습니다!



(2022년, 구조 당시 조목이)


(2023년, 활동가와 눈맞추는 조목이)

   특유의 팔랑거리는 귀와 함께 해맑은 얼굴로 다가오는 조목이는 조금 소심해질 때도 있지만, 아주 조금의 시간만 쌓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줍니다. 조목이는 조목이만의 무던하고 나른한 성격으로 모든 활동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2022년, 입주 직후 살자)


(2023년, 바람을 느끼는 살자)

   조목이와 룸메이트가 된 살자는 낯선 사람을 보면 왕왕 짖습니다. 활동가는 이런 살자의 모습이 그저 감사하기만 합니다. 입주 초기, 살자는 그저 구석에 최대한 붙어 지내며, 밥조차 먹지 못했습니다. 살자는 지금, 산책도 하고 밥도 잘 먹으며 활동가와 교감하고 있습니다.



(2022, 구조 당시 왕벌이)



(2023년, 운동장 산책 중인 왕벌이)

   입주 초기, 소심한 성격으로 잘 다가오지 못했던 왕벌이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이 잔뜩 생겼습니다. 이젠 최대한 몸을 숨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신음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왕벌이도 알고 있습니다. 



(2022년, 구조 당시 공자)


(2023년, 오직 간식만을 쫓는 공자)

   구조 직후부터 꼬옥 붙어 서로에게 의지했던 공자, 순자, 금자는 여전히 서로에게 의지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의 상황 속에서도 사람을 반겼던 공자는, 세 친구 중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가에게 애정을 표현합니다. 이런 공자의 모습을 함께 지켜본 덕분일까요? 순자와 금자의 표현도 다양해졌습니다! 


(2022년, 구조 당시 순자)


(2023년, 활동가를 반기는 순자)


   미소를 머금은 순자의 얼굴은 보는 사람도 자연스레 미소 짓게 만듭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공자와 함께 뜬장에 갇혀있던 순자는 요즘 우다다 뛰어 운동장에 나타나고, 그 어떤 것보다 환한 얼굴로 활동가를 반겨줍니다. 


(2022년, 구조 당시 금자)

(2023년, 새초롬한 눈빛의 금자)


   수원 도살장 구조가 이루어지고 시간이 지난 뒤 입사한 활동가는 금자의 구조 사진을 빠르게 찾지 못했습니다. 활동가는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놀라며, 주변 환경에 따라 이렇게나 다른 분위기와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금자는 여전히 깊은 곳에 불안함을 안고 있지만, 지금은 천천히 산책도 하며 새로운 세상과 맞닿아가고 있습니다.


(⬆️ 느릿온 : 순자, 공자, 금자편 ⬆️)




   그리고 우리는 구조 도중 이미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기억이'와 '할게', 여전히 이 두 친구의 마지막을 기억합니다. 작디작은 존중조차 받지 못하는 도살장 개들의 삶을 기억합니다. 악몽 같고 잔혹했던 그 광경이 떠오를수록 괴로운 마음이 차오르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구조, 회복과 돌봄, 그리고 입양까지. 이 모든 과정을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걸어가고 계신 대부모님 그리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진 못하더라도, 활동가와 구조견 친구들에게 보내주시는 응원을 우리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 사랑스러운 친구들의 하루를 바라보고 담아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식용을 목적으로 한 모든 종류의 도살은 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동물 학대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런 학대 행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안타깝고 부당한 죽음으로 세상에 제대로 땅조차 밟아보지 못했을 여러 생명을 위해 여전히 세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연대를 위해 힘껏 목소리를 내어주시고 고통을 멈추기 위한 행동을 함께 응원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온센터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활동가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입양이 어렵다면 구조동물과의 결연을 통해 대부모님이 되어주세요. 결연후원은 동물자유연대 구조동물이 보호소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치료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줍니다. 위기와 고통 속에서 구조된 동물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매일을 돌보는 든든한 지원자이자 마음으로 가족이 되어주세요. 결연후원으로 온센터 동물들의 매일을 함께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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