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듬직한 맏형 같았던 건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듬직한 맏형 같았던 건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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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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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5일, 온센터의 터줏대감이자 듬직한 맏형 같았던 건이가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 2월, 얼굴에 생긴 악성종양때문에 남아있던 한쪽 눈마저 적출 수술을 했던 건이는 노견정으로 돌아온 후, 그래도 밥을 잘 먹으며 씩씩하게 삶의 의지를 보여주었는데요. 떠나기 전날부터 갑자기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5일 저녁에 자는 듯 편안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2009년 11월, 건이의 보호자는 한 동물병원에 건이의 미용을 맡기고 연락 두절이 되었습니다. 건이는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새 가족을 만났지만, 디스크 수술과 약물 부작용으로 한쪽 눈을 잃은 채 2016년, 온센터로 돌아왔습니다. 건이를 다시 데리러 오겠다던 가족과는 곧 연락이 끊겼습니다. 고령이 되어 여러 질병에 야위어 가다 하늘나라로 떠날 때까지 다시 가족 품에는 안겨보지 못했습니다. 


"건이야~" 하고 부르지 않아도 언제나 활동가 옆에 졸졸 따라 다니며 붙어 있던 건이. 가만히 서 있다보면 어느샌가 다리 사이에 쏙 껴들어와 있던 건이. 얼굴 쓰다듬는 손길을 너무 좋아해서 손에 얼굴의 무게를 실어 기대던 건이. 아프기 전엔 식탐이 너무 많아서 간식때문에 싸움을 일으키기도 했던 건이. 


또...

대부모님이 사주신 한복이 너무 잘 어울려 명절때마다 한복 사진을 찍었던 건이까지도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건이에게

처음 노견정에 간 날, 많은 아이들 속에서 다리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며 다정한 애교를 보여주던 네가 엊그제 같은데 네가 너무 빨리 하늘나라로 간 거 같구나. 병원에 가기 석 달 전의 너와 너무 다른 너를 봤을 때 까지도 그전의 건이도 건이고 지금의 건이도 건이라고 생각하며 달라진 너의 모습에도 다시 건강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품었어. 그러나 너의 점점 야위어 가는 모습에 너의 죽음을 나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준비된 죽음은 없는 거였어. 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너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네가 없는 너의 방이 허전하고 노견정이 텅 빈 느낌이야. 너에게 못 해줬던 거 후회되는 거 모든 것이 자책되지만 자책할 시간에 다른 애들한테 더 노력하려고 해. 네가 안 보이는 두 눈이 안 움직이는 몸이 얼마나 답답하고 아팠을지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네가 살면서 아픈 시간보다 행복한 시간이 더 많았을 거라고 믿고 싶어. 네가 보호소에서 있은 시간에 비하여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너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은 더 무너질 거야. 나는 너를 사랑한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지만 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어. 건아 다음 생에는 아픔 없이 사랑만 받으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자.

- 건이와 마지막까지 함께 한 김희선 활동가


노견정에서 항상 건이의 곁을 지켜주던 활동가의 편지로 건이의 부고를 전해드립니다. 온센터의 동물 친구들이 생명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는 여러분의 마음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건이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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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지윤 2021-05-10 14:17 | 삭제

건이야... 그 동안 고생 많았어...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도 있고... 활동가님들도 같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야... 건이야..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게 잘 지내 .. 사랑한다 건이야


오미경 2021-05-10 14:19 | 삭제

건이야
강아지 별에서는 아프지말고 잘 지내 고마웠어 ㅜㅜ


류기련 2021-05-10 14:24 | 삭제

건이야 사랑해 아프지말고 편히 지내 그곳에서도 사랑의 손길 듬뿍 받길


곽현철 2021-05-10 14:25 | 삭제

건이야...소식을 듣고 마음이 먹먹하니...머라 표현하기가 힘드네...
형아가 키우고 무지개다리를 떠난...형아의 아이도...건이와 닮은 아이였어...건이를 한번이라도 본적은 없지만...결연도 하게 되었고...
건이와 인연이 되어 너무 행복했단다..
건이의 사진을 보고...건이의 소식을 인스타에서 접하면서...잘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웠고...기특했어..
마지막소식을 보고...편안히 무지개다리를 갔을거라...생각해...그곳에서는 편안하고 아프지말고 상처받지말고...친구들과 지냈으면 좋겠구나...
미안하고...고맙고...행복하길...빌면서...형아 마음속에서 잊지않을께...

건이를 마지막까지 지켜주신 김희선 활동가님과 많은 분들...감사드립니다..


김근영 2021-05-10 15:59 | 삭제

부디 다음 생이 있다면 사랑만 받기를 기원합니다.


손희원 2021-05-12 00:02 | 삭제

건이 수술하고 잘지는줄만 알았네요~~ 보리랑 친하게 잘지냈던 아이래서 보리 하늘나라보내고 건이에게 다시 후원했었는데~~~ 맘이아프네요~~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잘지내라고 늘 마음으로 기도했었는데.......
그동안 가족같이 챙겨주신 모든분들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박성우 2021-05-13 18:15 | 삭제

너무 귀여운 건이야 이렇게라도 지금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건강한 씩씩했던 모습 고마워. 먼저 가서 편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