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경 동물자유연대는 경기도 시흥시의 한 개농장에서 개 7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개들은 비좁고 녹이 슨 철창에 서로 엉켜 갇혀있거나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개농장의 환경은 참혹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여러 통에 가득 담겨 있었고, 켜켜이 쌓인 폐자재와 함께 곳곳에 동물 사체가 널려 있었습니다. 죽은 개들의 사체는 얼어있었고, 도축용 칼과 개 신체 일부가 덩어리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핏물이 고여있었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죽음의 흔적이 가득한 개농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의 눈빛은 이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참혹한 환경이 자신들의 세상 전부인 듯, 이곳에서의 삶밖에는 알지 못하는 듯한 조용한 눈빛 속에는 깊은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개들은 철창 안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 통이 가장 안전한 공간인 듯 번갈아가며 통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러면서도 동물자유연대 구조팀이 가까이 가자 철창 사이로 얼굴을 비집고 내밀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철창 밖으로 꺼내주길 애타게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살아남은 동물들이 먹을 것이라곤 꽁꽁 얼어붙은 음식물 쓰레기뿐이었습니다. 이들이 견뎌내야 했던 건 굶주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매서운 바람과 추위를 피할 자리도 없이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곁에 두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비좁은 철창 안에 엉켜 있던 개들은 서로의 온기만으로 삶을 지탱하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다른 개의 죽음을 보고 자란 동물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극심하게 굶주렸던 기억은 음식에 집착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온 센터에서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두려움도 식탐도 조금씩 잦아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