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는 큰 상처로 뒤덮인 몰골로 시골 마을을 떠돌던 개입니다. 그 모습이 처참했던 탓인지 주민들은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으로 연꽃이를 지켜보며 “좀비 개”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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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는 안면 피부가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입가는 마치 찢어진 듯 벌어져 있었습니다. 눈은 핏발이 서 있고, 몸은 군데군데 털이 빠져 드러난 살갗이 붉게 헐어 있었습니다. 마치 심한 화상을 입은 듯한 모습이었으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왜 연꽃이가 이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거리를 헤매게 되었는지도, 또 어떻게 이 마을까지 오게 되었는지도 아무도 몰랐습니다. 연꽃이는 얼굴의 모습 때문인지 어디에서도 환대받지 못했고, 그저 발길 닿는 데로 하염없이 떠돌며 생활했습니다.
구조되어 검진한 결과, 연꽃이는 화상이 아닌 면역 매개성 질환에 걸려 있었습니다. 이 병은 면역 체계가 자신의 정상적인 피부 세포를 공격하여 염증과 수포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었습니다.
연꽃이의 면역 매개성 질환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병입니다. 벗겨진 피부의 수분을 유지해주기 위한 처치와 눈꺼풀을 제대로 깜박이기 어려워 안구 건조를 예방하기 위한 안약 처치 등 꾸준한 관리와 세심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콧잔등이나 얼굴에 상처가 쉽게 나기 때문에 사람이 지켜보지 못할 때에는 넥카라도 늘 차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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