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경북 지역에서 록시를 만났습니다. 짧은 줄에 묶인 채 검게 그을린 개집 안에 웅크려 있던 개가 바로 록시였습니다. 당시 록시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상태로 눈에서는 진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긴 화상 치료를 이겨낸 록시는 온센터에 입소했습니다. 록시는 인기척만 들려도 반갑게 꼬리를 흔들어줍니다.
놀랍게도 록시는 구조 당시에도 사람의 인기척에 반응하며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겁을 먹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요.
병원에서의 화상 치료는 록시에게 또 다른 고통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록시는 모든 과정을 견뎌냈습니다. 지금은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며 밝고 맑은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화상 상처는 깊게 남아 여전히 관리가 필요합니다. 쓰라린 통증이 있을 텐데도 록시는 큰 거부 없이 조심스레 몸을 맡깁니다. 무언가 다 알고 있다는 듯, 그저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햇볕이 뜨겁던 어느 날, 입을 벌린 채 침을 뚝뚝 흘리면서도 활동가 옆에 머물겠다며 자리를 잡는 록시입니다. 시원한 견사로 들어가라 해도 꿈쩍 않던 록시에 마음이 쓰여 결국 활동가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록시는 활동가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쫑긋 거리며 집중합니다. 록시, 너 사실 말할 줄 알지?
불타버린 개집에서 구조된 날부터, 병원에서의 긴 치료를 지나,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을 때까지... 록시는 기적 같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록시의 치유의 과정은 따뜻한 가정과 사랑 속에서 더 특별해질 것입니다.
록시는 정말 예쁜 미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록시가 더이상 눈물을 흘리며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록시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록시의 웃음을 지켜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