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는 경북 산불 현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며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무렵, 노을의 시간에 구조되어 노리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됐습니다.
노리가 구조된 현장은 참담했습니다. 불에 탄 구조물과 잿더미 사이에서 인기척을 느꼈는지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던 노리였습니다.
재난의 공포와 외로움을 겪었음에도 노리는 사람에게 다가왔습니다. 낯선 듯 머뭇거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구조 당시와 같이 노리는 여전히 사람을 반깁니다. "노리 꼬리 고장 난 거 아니야?" 쉼 없이 흔드는 꼬리에 활동가들은 웃으며 장난을 건넵니다.
노리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노리에게 손을 내밀면 조심스럽게 핥아주며 인사를 건넵니다. 위로를 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건 자신임에도 노리의 행동은 마치 다독임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활동가들은 노리의 화상이 쓰라리진 않을까, 아프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손길로 노리에게 다가갑니다.
하지만 노리는 화상의 고통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더 깊이 품으로 파고들어 옵니다.
온센터 입소 후 노리의 화상은 치료를 받으며 많이 아물었습니다. 붉게 벗겨져 있던 상처에는 딱지가 앉고, 그 위로 새살이 돋고, 조금씩 부드러운 솜털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노리의 회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회복의 과정은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서 더욱 특별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노리는 경계나 두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웃으며 꼬리를 흔들고 코끝으로 인사를 건넵니다.
노리와 함께 있는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몇 번을 쓰다듬고 안아주어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 눈만 마주쳐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노리 옆에 머물게 됩니다.
작은 몸으로 큰 사랑을 건네는 노리, 이 작은 생명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주었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따뜻하게 안겨 오는 노리를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노리는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쁩니다. 노리와 가족이 된다면 노리가 건네는 사랑과 웃음은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노리에게 노리의 마음보다 더 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노리의 가족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