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동물자유연대는 전국에 여러 지점을 둔 유명 신종펫숍에서 방치된 개 16마리와 고양이 8마리를 구조했습니다. 해당 펫숍은 '파양동물 보호소', '요양 보육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지만, 그 실상은 참혹했습니다. 좁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오물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안락한 생활을 약속했던 장소는 동물들에게 고통과 방치만 남긴 곳이었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병원에서 건강 검진과 치료를 마쳤으며, 이제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봄 없이 방치된 시간 속에서 잃어버렸던 희망을 이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모래알보다 더 반짝이는 눈을 가진 모래는 조금의 낯가림이 있습니다. 파양을 겪고 오랜 시간 좁은 진열장에 갇혀 지내며 사람의 손길을 쉽게 허락하지 못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주어진다면, 모래는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반짝이는 눈을 굴려 사람을 살피고, 까만 코를 킁킁거리며 익숙해지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얌전히 누워있길 좋아하는 모래는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냅니다. 느긋한 여유로움이 모래의 많은 매력 중 하나입니다. 간식을 기다릴 때도 한 번을 보채지도, 매달리지도 않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간식을 먹을 때 볼 수 있는 모래만의 표현과 행동이 있습니다. 활동가가 손을 내밀면 모래는 온 힘을 다해 앞발을 쭉쭉 뻗으며 귀여운 애교를 보여줍니다. 활동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모래는 멀리 떨어져 활동가를 열심히 관찰하기도 하며 사람에게 은근한 관심을 보입니다.
가끔 모래의 다정함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산책을 좋아하는 모래는 힘차게 달려나가면서도 활동가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순간순간 뒤를 돌아 확인합니다.
잠시 한눈을 팔다 활동가가 멀어지면, 모래는 총총총 뒤따라갑니다.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며 교감해온 덕분일까요? 이제는 언제 낯을 가렸냐는 듯, 신뢰하는 사람을 잘 따릅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래의 눈, 부드러운 털 전부,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은 모래의 매력들입니다.
모래의 속도를 따라, 모래의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은 매력을 하나하나 알아가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모래의 평생 가족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