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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마당을 떠돌던 베베




인천의 한 성당 마당, 초라한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몸을 떨고 있던 유기견이 있었습니다. 갈 곳을 잃고 떠돌고 있는 유기견 베베를 처음 발견한 건 성당의 신부님이었습니다.



신부님은 베베를 마주친 그날부터 매일같이 사료를 챙겨주고 물을 갈아주며 정성껏 베베를 돌봐주셨습니다. 처음엔 사람을 한없이 경계하고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던 베베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신부님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조금씩 꼬리를 흔들며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었지만, 따뜻한 손길 앞에서 용기를 내 다가와 준 베베입니다. 



성당 마당은 베베에게 작은 안식처가 되어줬지만 넓은 세상, 현실에서 베베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없었습니다. 주변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과 신고로 베베는 온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베베는 새로운 환경이 낯설었던 모양입니다. 몸을 굳히고 침을 뚝뚝 흘리면서도 눈만 이리저리 굴릴 뿐, 싫다는 표현도 전혀 없이 모든 손길을 받아들였습니다.



베베의 털은 오물과 함께 이리저리 엉키고 꼬여 있었습니다. 온센터에 입소 후 엉킨 털들을 정리하자, 바싹 마른 베베의 앙상한 몸이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베베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몸을 피하며 움츠립니다.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베베에게 시간을 주었습니다. 가만히 앉아 손을 내밀자 베베는 천천히 다가와 냄새를 맡았습니다. 탐색을 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간식을 내밀자 베베는 꼬리를 살랑 흔들며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걸음은 조심스럽지만 거리는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베베답게 살금살금 다가와 간식을 먹고, 또 한 번 꼬리를 살랑 흔들어주었습니다.



베베의 시간은 천천히 분명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 베베는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견사 문 앞에서 친근한 활동가를 기다리고, 매달리고 보채며 애교를 부리기도 합니다.



추위 속에서 웅크리던 베베가 따뜻한 가족의 품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베베의 기다림이 길지 않도록, 가족이 되어주세요.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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