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이는 장난감 인형을 자주 입에 물고 있습니다. 장난감을 좋아해서기도 하지만, 불안할 때도 장난감이나 수건 등을 입에 물고 있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히, 낯선 환경에서 친밀한 활동가가 보이지 않거나 낯선 사람이 앞에 있을 경우 장난감이나 수건 등을 물고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어쩔 줄 모른다는 듯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고운이는 피부병에 시달리며 도로 위를 떠돌던 중 구조되었습니다. 당시 피부병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피부는 원래의 색을 잃고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오랜 길 생활로 제때 치료받지 못한 모낭충염은 이미 몸 전체로 퍼진 데다 전신 탈모까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길 위를 떠돌며 늘 긴장과 불안을 품은 채 살아왔을 고운이. 고운이는 온센터 입소 당시 처음 가져본 인형을 두 발로 꼭 쥐며 한참 동안 장난감 놀이를 했습니다. 어쩌면 안전한 공간에서 처음 해본 장난감 놀이는 고운이에게 커다란 안정감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고운이는 소심하고 사람에게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좋아하는 활동가에게는 애교쟁이가 됩니다. 입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친밀한 활동가에 대한 분리불안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보호소에서의 분리불안 이야기 보러가기) 좋아하고 친밀한 사람에게 커다란 사랑을 보여주는 고운이가 가족을 만나 더 다양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람과 장난감에 대한 애착. 고운이의 애착은 불안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운이의 애착과 불안을 이해하며 함께할 가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딱딱하게 굳었던 피부가 돌봄 속에서 고운 피부로 회복한 것처럼 고운이의 불안을 곁에서 함께할 수 있는 가족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