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귤이 구조 당시 ▲
6월의 마지막 날, 참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여름날 같지 않게 유독 쌀쌀했던 그날, 동물자유연대 고양이 급식소 위에는 하얀 박스와 사료 한 포대가 놓여진 채였습니다. 박스 안을 들여다보니 차갑게 젖은 수건과 함께 털이 젖은 채 떨고 있는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새끼 고양이는 코가 막혀 핑핑거리면서도 자신을 발견한 활동가에게 말을 걸 듯 계속해서 울었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 고양이는 태어난 지 약 3주로 추정되며 몸무게는 290g으로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 금귤이 구조 당시 ▲
CCTV 확인 결과 전날 밤 9시경, 두 사람이 고양이가 든 박스와 사료를 들고 입구에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되어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유기한 밤 9시에서 활동가가 박스를 발견한 아침 7시 반까지, 무책임한 유기로 아픈 새끼 고양이는 무려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비 내리고 어두운 밤을 홀로 추위에 떨며 견뎌야 했습니다.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다면, 이 고양이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군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작은 생명. 새끼 고양이는 두 눈도 뜨지 못한 채 상자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비를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300g도 채 안 된 작은 몸으로 온 힘을 다해 밤새 울기만 했을 새끼 고양이에게 '금귤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