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적인 모피 생산국이었던 노르웨이, 이달부터 모피 동물 사육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노르웨이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1939년 약 2만 개의 농장으로 노르웨이는 세계 제2의 모피 생산국 자리에 올랐습니다. 2013년에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여우 모피 중 3%, 밍크 모피 중 1% 수준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지만,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약 340개의 모피 농장이 있었습니다. 농장에서는 연간 100만 마리의 여우와 70만 마리의 밍크가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동물단체 활동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여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2018년 1월, 노르웨이 정부가 2025년까지 모피 농장을 전면 폐쇄할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노르웨이 총리 정부는 "모든 모피업을 금지하겠다"며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해 2025년에는 전부 문을 닫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계적 폐지를 거쳐 이달부터 노르웨이의 모피 동물 사육이 전면 금지되며, 모피업계 전체가 폐쇄됐습니다. 이제 노르웨이에서는 모피 동물 사육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오랫동안 여우와 밍크를 사육하던 농장들도 문을 닫았고, 한때 동물의 고통으로 부를 쌓았던 이 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노르웨이의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산업 중단이 아닙니다. 더 이상 동물을 인간의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착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입니다. 노르웨이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국가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7개국이 모피 동물 사육을 금지했고, 각국에서 동물의 희생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모피 판매가 금지되어 있고, 뉴질랜드와 인도에서는 모피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모피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뜨겁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움직임 속에서 한국은 어떨까요? 국내에는 모피 농장이 없지만 모피 가공 공장이 있고, 모피 제품 수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금지하는 법이나 체계는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국제모피연맹이 주도하는 '서울 국제 모피박람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올해도 오는 3월 5일, 국제모피연맹이 주최하는 ‘국제 모피&가죽 박람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23년 중국에서 수입한 모피는 약 1,107억 원에 달합니다. 국내 모피업체들은 모피를 수입해 제작하는 데, 이 중 80%가 유럽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모피 수입 금액에서 알 수 있듯, 모피를 사용한 제품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자에 ‘여우’의 털이 달린 패딩을, 소매에 ‘밍크’의 털이 있는 코트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 옷에는 철창 속에 평생을 갇혀있었던 동물들의 고통이 스며 있습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간 동물들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패션’이라는 이유로 모피를, 가죽을, 동물의 고통을 소비해야 할까요? 그렇게 손쉽게 구매되기에는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현실이 너무나 처참합니다. 한평생 비좁은 철창 안을 왔다 갔다 하다가 몸 여기저기를 찔려 감전사하는 삶. 우리가 소비하지 않아야, 그들의 삶이 바뀝니다. 모피를 비롯한 동물성 소재의 의류를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철창 속이 아닌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삶을 지켜주세요. 동물자유연대 또한 동물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함께해 주시는 시민분들과 더 큰 목소리를 내며 치열한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