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거제씨월드에서 또 다시 새끼 돌고래가 태어났다. 고래감옥으로 악명높은 거제씨월드에 감금된 생명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2023년 7월에 이어 올해 4월과 8월까지, 거제씨월드에서는 새끼 돌고래 출산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2023년 12월부터 시행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수족관법)’ 전부개정안을 통해 국내 수족관에서 더 이상 신규 고래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는 사실이다. 동물원수족관법 제 15조 제2항은 ‘관람 등의 목적으로 노출 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폐사 또는 질병 발생 위험이 있는 종’의 보유를 금지하였고, 해당 종에 고래목에 속하는 동물을 지정했다. 따라서 법안 시행 이후인 올해 4월과 8월 출산한 돌고래는 명백한 불법 개체로서 수족관에 신규 보유할 수 없음에도 거제씨월드는 버젓이 불법 증식을 감행하고 체험에까지 동원하는 등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시설의 설립 단계부터 고래 체험의 비인도성을 알리며 개장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설립 이후에도 건축법 위반, 연이은 고래 폐사, 불법 고래 반입 등 거제씨월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위법과 문제점들을 대응하며 해당 시설의 폐쇄를 요구해왔다. 마침내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으로 신규 고래 보유를 금지함으로써 향후 국내 수족관에서 고래류 전시 금지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십 여 년 간 시민사회가 싸워온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거제씨월드의 불법 증식을 이대로 방임한다면 어렵게 이뤄낸 법 개정의 취지를 결코 달성할 수 없다. 거제씨월드는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조항에 새롭게 출산한 돌고래 포함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동물원수족관법 제 2조 ‘보유동물’의 정의에 따르면 “동물원 또는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을 포함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동물자유연대 확인 결과 해양수산부도 시설 내에서 증식한 동물 역시 신규 보유 개체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거제씨월드는 암수 분리 사육 등을 통해 더 이상 증식이 반복되지 않도록 즉각 조치하고, 이미 불법 증식하여 보유하게 된 신규 개체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한 법으로 고래 신규 개체 보유를 금지했음에도 수족관 내에서 증식한 돌고래를 몰수할 규정이 없는 허점을 보완하기위해 불법으로 보유한 개체를 몰수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생명의 탄생은 축복받아 마땅하건만, 거제씨월드에서 들려온 새 생명의 소식에 우리는 기뻐할 수 없었다.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본 새끼 돌고래까지 부모가 겪었던 고통을 이어받아서는 안된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거제씨월드 불법 행위 철저히 단죄하여 조속히 고래 전시 금지 실현하라!
- 관련 법 개정 통해 불법 증식 개체 몰수 방안 마련하라!
2024년 9월 4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