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반려동물 복제 금지] 권혜미님의 유일한 너, 꼬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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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복제 금지] 권혜미님의 유일한 너, 꼬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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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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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 꼬추는 지난 6월 28일 새벽에 강아지별로 돌아갔어요. 16살 노령견이고 작년 9월에 암 판정을 받고 그해를 넘기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씩씩하게 잘 버텨주었어요. 12월 5일 꼬추 생일이 되면 엄마가 직접 고구마와 계란을 삶아 케이크를 만들어 줬는데, 작년 겨울에 마지막 생일파티도 했어요.

꼬추를 화장하고 가루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면서, 꼬추의 죽음이 믿기지 않고 꿈만 같아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제 모든 일상에는 꼬추의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빨래를 개다가, 차를 타고 가다, 꼬추가 좋아하던 장난감을 보다가, 제 옷에 배어있는 꼬추의 냄새를 맡다가, 산책하는 다른 강아지를 보다가 꼬추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생각나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그러다 제가 울면 얼굴을 핥아주고 어쩔 줄 몰라 하던 꼬추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아, 내가 지금 이렇게 슬퍼하면 위에서 지켜보고 있을 꼬추도 많이 힘들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했던 순간부터 조금씩 울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열심히 살다가 널 만나러 갈게’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어요.

꼬추가 떠난 뒤 가족과 복제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어요. 꼬추의 모습을 한 강아지가 꼬추의 목소리로 제 앞에서 짖고 웃는다면 꼬추가 다시 살아온 것 같겠죠. 그렇지만 그 강아지의 기억 속엔 제가 없을 거에요. 함께 했던 16년이란 세월이 없겠죠. 그것만으로 그 복제견은 꼬추가 아닌 거잖아요. 같은 모습을 한다고 해서 같은 강아지가 될 수 없어요. 꼬추는 그 자체로 꼬추에요. 

제 인생 첫 반려동물 꼬추, 차 타는 걸 많이 무서워했던 아이, 더울 때 얼음 주면 아작아작 씹어먹던 아이, 작은 몸으로 침대에 못 올라와 낑낑대던 아이, 시골에 놀러 가 개울에서 수영하다 온몸에 벌레를 묻혀와 고생했던 아이, 다른 강아지들에게 화 한번 내지 않았던 아이, 복날 전에 가출해서 심장을 내려앉게 했던 아이.

꼬추야, 누나는 너에 대한 모든 기억을 마음에 간직한 채 너 없는 시간을 견뎌내고 있어. 너랑 다시 한번 산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와 발걸음 맞추며 하염없이 걷기만 해도 너무 행복할 것 같아. 꼬추야 누나랑 산책 다시 하자. 오줌 아무 데나 싸도 혼내지 않을게. 간식 몰래 꺼내 먹어도 안 혼낼게.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꼬추야!

※반려동물 복제 금지 서명 :  https://campaigns.do/campaigns/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