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농장동물의 날 맞이
‘고기’가 아닌 ‘생명’을 만나는 날
10월 2일은 세계 농장동물의 날입니다. 오늘은 오로지 ‘고기’가 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나 죽어간 농장동물들을 기리며, 그들의 고통과 처우를 널리 알리고 변화를 약속하는 날입니다. 2023년 7월 기준, 국내 농가에서 사육 중인 농장동물 수는 2억 2천 여 마리에 달하며,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만 11억 마리가 넘는 농장동물이 도축됐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 식당 간판을 둘러보면 ‘고기’ 없는 메뉴를 찾기 어렵고, 치맥페스티벌, 삼겹살 데이 등 육식이 단순히 유희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한때는 숨쉬고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었을 대상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막대한 소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동물을 키워야하고, 이는 공장식 축산업의 확대와 동물의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마치 원래 한 단어였던 것처럼, 동물들 이름 뒤에 붙은 ‘고기’라는 말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고기’가 되기 위해, 눈부신 삶을 부여받은 것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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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모래 목욕을 좋아하며, 횟대 위에서 자는 것을 편하게 여깁니다. 닭은 7세 수준의 추론·유추 능력을 가지며, 사람과 애착 관계를 형성해 잘 따르곤 합니다💞. 턱 아래를 만져주면 좋아하고 대소변 훈련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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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다 뛰어난 후각을 가진 돼지는 지능 또한 개보다 높습니다. 사람을 구분할 줄 알고, 사람이 물체를 가리킬 때 손가락 대신 물체를 볼 줄 압니다👆. 돼지는 진흙 목욕을 좋아하며, 사람보다 체지방률이 낮습니다. 더럽지도 살이 많지도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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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소는 적이 나타났을 때 무리를 지키기 위해 강한 책임감을 보입니다. 애착 관계를 형성한 사람에게 섬세하고 살가운 모습을 보이며, 부르면 달려오는 귀여운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풀을 뜯어 먹는 것을 좋아하고 나무에 간지러운 부분을 긁기도 합니다🌿.
축사 안 동물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땅의 감촉,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느낄 줄 압니다. 좋아하는 것에 다가가고 싶고 싫어하는 것은 피하고 싶어합니다. 그들도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삶 자체가 목적인 존재들인 것입니다. 우리는 필요를 핑계삼아 육식을 놀이처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여러분이 이곳저곳에서 마주했던 닭을, 돼지를, 소를 ‘고기’가 아닌 생명으로 기억하며 오늘만큼이라도 채식을 선택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농장동물들이 주체적 삶과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 부터 조금씩 실천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