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길고양이

Stray Cats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 모두가 사람에게 버림받은 고양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길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길에서 태어나 살아온 동물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사람에게 키워지다 집을 나오거나 버려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길고양이는 처음부터 길에서 나고 살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길고양이와의 동행]고양이 이야기 4편-삼총사 이야기
동물자유연대 2013-07-16 오후 3:15:18 6401 414
안녕하세요?
우리는 한 정원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삼총사입니다
지금부터 우리 이야기 들려드릴게요~:D
지금으로부터 1년전. 2012년 한여름에 우리 삼총사는 엄마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어요.
그때 지금의 캣맘언니를 운명처럼 만났어요. 엄마도 잃고 보통 사람들은 우리에게 돌을 던지며 내쫓으려해서 사람이 무서웠지만 캣맘언니는 달랐어요. 알 수 없는 끌림에 조심조심 다가갔죠. 그날 이후로 언니는 매일 우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고 우리에게 이름도 지어주었어요. 이름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매일같이 찾아와주는 언니에게 저희는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답니다.
한번은 제가(나비) 다리를 심하게 다친 적이 있어요. 아예 걷지 못할 정도였는데 언니가 저를 품에 안고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도 찍어주고 진통제도 지어줬어요. 의사선생님은 수술을 하지 않고는 다시 예전처럼 뛰어다니기 힘들거라 하셨어요. 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쌌다고 해요. 그날 언니는 참 많이 울었어요..
아픈 다리로 언니한테 기댄 채 생각했어요. 꼭 낫겠다고.. 뼈가 으스러지듯이 아팠고 배변하기조차 너무 힘들었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걸으려고 노력했어요. 형제들도 늘 제 옆을 지켜주며 의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놀랍게도 한달 쯤 지나자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삼총사 중에 제가 가장 우다다를 잘한답니다^^
 
그렇게 언니를 만난지 두달쯤 지났을까.. 보고 싶었던 우리의 진짜 엄마가 다시 돌아왔어요!!
저희는 엄마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는 굉장히 지쳐 보였고 배고 엄청 커져있었어요. 우리를 잊어버린 건지 반가워서 다가가려 해도 하악질을 하며 무섭게 내쫓았죠. 엄마는 배가 빵빵했는데도 배가 많이 고팠는지 캣맘언니가 주는 밥을 허겁지겁 먹고 고맙다며 연신 눈인사를 했어요. 엄마는 바로 자리를 피했지만 그날 이후 종종 와서 언니가 주는 밥을 먹으며 지냈어요.
그러던 9월 마지막날. 그날따라 엄마가 안절부절 못하고 어딘가 아파 보였어요. 우리는 기꺼이 엄마한테 우리가 지내는 정원에 있는 보금자리를 내어주었죠. 힘들게 숨을 고르더니 엄마는 그 자리에서 쪼끄만 새끼들을 낳았어요..! 우리의 동생이래요. 이를 보고 언니가 밥과 물을 넣어주었고 우리도 그날만큼은 밥을 한입도 먹지 않고 엄마에게 양보했어요. 엄마는 우리를 경계하면서도 언니가 가까이 가는 것은 꺼려하지 않았어요. 엄마도 언니에게 믿음이 가나봐요 : )
동생들은 모두 일곱이었는데 다들 너무 작고 연약했어요. 아무래도 엄마가 떠나있는 동안 밥을 많이 챙겨먹지 못 했나봐요.. 가을비는 또 어찌나 자주 내리던지 엄마와 언니의 보살핌에도 하나둘씩 별이 되었어요.. 결국 등에 날개무늬 달린 요 한 놈만 남았죠. 우리랑 닮았나요? 지금은 우리와 떨어져 살고 있어요. 언니가 좋은 주인을 만나게 해주었대요. 우리랑 지냈어도 좋았겠지만 주민들의 눈치 때문에 더 이상 정원에 고양이를 늘릴 수가 없었대요. 그래도 안전한 그곳에서 사랑 받으며 잘 지내고 있겠죠..?
<감격적인 재회>
동생들을 모두 보내고 이제 정말 엄마와 우리 삼총사만 남았어요. 엄마는 그제서야 저희에게 마음을 열고 우리를 꼬옥 안아주었어요. 우리가 반가워서 엄마 젖을 빨아도 엄마는 가만히 허락해주었어요. 엄마가 아침마다 그루밍도 해주고 사냥도 가르쳐주고 정말 너무 행복했답니다.
<엄마와 지내게 된 삼총사> 
겨울이 왔다고 언니가 이렇게 집도 만들어주었어요. 덕분에 겨울 내내 가족들과 함께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었어요~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으니까 주민들 걱정처럼 자동차 밑이나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놀래킬일도 없었어요. 정말 다행이죠.
<고양이의 보은>
언니의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우리는 쥐를 잡아다 준 적도 있어요. 굉장히 큰 두목 쥐였는데 먹고 싶은걸 꾹 참고 언니가 다니는 길목에 놓아두었더니 언니가 보자마자 너무 기뻤는지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아마 굉장히 마음에 들었나봐요 후훗^.^
<엄마를 꼭 닮은 두치>
그러나.. 그렇게 행복했던 나날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또 한번의 시련이 닥쳤어요. 언제나 듬직하고 날렵했던 두치는 도로 건너 생태공원에서 사냥하기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사냥에 가서는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어요. 하루고.. 이틀이고.. 두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나랑 유독 장난도 많이 치고 하던 녀석인데.. 이제 겨울이 거의 다 지나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를 않았어요. 언니 말로는 커다랗고 무서운 자동차가 두치를 고양이 별로 데려갔대요. 나중에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시 만날 수 있대요. 요즘도 두치가 그립지만 괜찮아요. 별이 된 두치가 언제나 옆에서 지켜주는 기분이거든요.. 
<둘만 남게 된 나비와 미나>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긴긴 겨울도 지나가고
우리가 엄마만큼 컸을 때 즈음…
이제 정말 따뜻한 봄이 찾아왔어요!

이제 더 이상 주민들도 우리를 내쫓으려고 하지 않아요. 반상회의에서도 언니가 우리의 터전을 지킬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줬대요! 우리는 모두 중성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발정음 같은 것도 없어요~ 언니가 항상 밥을 챙겨주니까 쓰레기봉투도 뜯지 않구요. (우리도 쓰레기는 싫거든요!) 오히려 요즘엔 우리가 사는 정원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쉬고 가요. 경비아저씨들도 일하다가 적적하시면 저희를 찾아오곤 하세요. 가끔 어떤 사람들은 우리에게 고민을 털어놓곤 하죠. 우린 그냥 조용히 들어줘요. 서로 의지하며 사는 저희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에요.
우리는 이렇게 평화롭게 이 정원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우리를 꼭 좋아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이 곳에서 함께 사는 존재로 대해주세요. 지나가다 마주치면 주고받는 가벼운 눈인사 한번이면 충분하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우리 정원에 놀러오세요!
 
 
*이 글을 쓰면서*

조금 독특하게 삼총사의 입장에서, 그 중에서도 나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서술해 보았습니다. 1년간 이 아이들과 지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길고양이들에게도 사람처럼 일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우리처럼 가족이 있고 위험과 시련을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사람들이 이 짧은 글을 통해서 고양이들도 사람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한 생명체로 존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
  • 홍소영
    2013-07-17 오후 10:57:27 | 삭제
    박하은님! 세이프 서울 안전체험 한마당에서 자원봉사 해주셨던 그 하은님이 맞으시죠? ^ㅡ^ 행사 때도 잠깐 돌봐주시는 길냥이들 얘기 들었지만 이렇게 만남과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접하니 정말 마음이 울렁울렁하네요.. 슬픔은 아니지만 눈물이 나는 이야기에 너무나 예쁜 아이들 사진까지! 게다가 주민들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었는지.. 하은님께 설득의 기술을 배우고 싶네요. ㅎㅎ
    아름다운 이야기 감사 드려요~ 재회한 엄마고양이와 성묘가 된 아이들이 오래오래 행복하길 기도할게요. 하은님두요^ㅡ^
  • 이경숙
    2013-07-18 오후 12:18:32 | 삭제
    아...눈물나도록 감동입니다...
    나비와 미나가 엄마냥이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길 빕니다
    그리고 그 마을분들도 참 고맙습니다
    하은님 감사드립니다
  • 정미순
    2013-07-21 오전 8:22:31 | 삭제
    정말 아름다워요. 슬프기도하고 기쁘기도하고 정말 아름답네요. 이렇게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을텐데..
  • 정진아
    2013-07-22 오전 10:36:37 | 삭제
    캣맘 한분이 길고양이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많은 길고양이들이 비참하고 서글프게 살아가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면 길고양이들의 삶도 크게 변화할 것이라 믿습니다. 박하은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나비, 미나, 엄마고양이, 하늘나라로 간 두치까지 모두 행복하길 빕니다.
  • 심인섭
    2013-07-24 오전 12:02:11 | 삭제
    아. 너무 감동적이에요. 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김수정
    2013-07-24 오후 4:33:04 | 삭제
    음..... 이 감동 기쁨 말로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할까요..정말 나비 희망대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낼수 있길 기도하고 기도할께요
  • 김시정
    2013-07-24 오후 9:44:33 | 삭제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삼총사가 오래오래 건강히 지내길 바래요!!
  • 박소연
    2013-07-25 오후 7:01:02 | 삭제
    아아~ 너무 멋진얘기예요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