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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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잡힐 땐 맹수! 지금은 쓰담쓰담 즐기는 고양시 청아공원 유기견 '청아'
반려동물복지센터 2018-02-12 오전 9:55:50 2132 66 http://animals.or.kr
<제보 사진>

동물자유연대는 시민들의 제보와 뉴스 기사를 통해 고양시의 '청아공원'이라는 추모공원 인근 마을에 누더기 털을 한 유기견이 돌아다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보 사진 속의 유기견은 너무나도 남루한 모습이어서, 얼마나 길고 험난한 시간을 길에서 보냈는지 짐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현장에 나갔습니다. 공장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고, 한낮에도 인적이 드문 황량한 동네였습니다. 유기견이 주로 돌아다니는 동선과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을 2회, 이틀에 걸쳐 파악했습니다. 유기견은 울타리가 둘러진 마당에서 개를 7마리 키우는 곳에 주로 머물며, 개들의 사료를 나누어 먹거나 동네 식당에서 챙겨주는 음식을 먹으며 생활했습니다.

'누군가 주차장에 유기하고 갔다', '4년전부터 봤다', '2년 전에 한 공장에서 건너편 공장에 유기했다' 등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 모두 달라 유기견이 얼마동안이나 길 생활을 했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가 없었지만, 최소 1~2년은 이런 남루한 모습으로 힘겹게 살아온 듯 합니다.



지난 1월 31일, 3명의 활동가가 구조 장비를 챙겨 현장에 나갔습니다. 울타리로 둘러진 마당에 머물고 있는 유기견을 확인하고 빠져나갈만한 곳을 그물로 막은 후 뜰채로 포획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도 유기견은 추운 날씨에 구조 활동가들을 오래 고생시키지 않고 구조 되었습니다.

구조된 유기견은 매우 날카롭고, 사나웠습니다. 포획 때의 스트레스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사나운 모습인지라 누더기 털 미용과 병원 진료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걱정스러웠습니다.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로 입소한 유기견은 '청아'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청아는 여자활동가들에게는 사납게 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손길을 허락하고 애교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밥을 챙겨주던 식당 아주머니들 덕분인 듯 합니다. 여자 활동가들의 활약으로 누더기 커튼을 잘라내고 얼굴을 드러낸 청아지만, 아직은 예민한 상태여서 채혈이나 전신 미용은 무리였습니다. 청아는 당분간 반려동물복지센터 부속 병원 입원실에서 지내며 적응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간식을 주는 활동가에게 '주세요' 개인기도 보여줄 만큼 청아의 경계심이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때마침 전문 미용사님들의 미용 봉사가 있어 청아가 1번으로 털을 깎았습니다. 물론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민하고 사나운데다, 등만 깎았는데 자기 몸만한 털 뭉치가 분리됐습니다.

<미용봉사자 - "얘 승질 머리… 틈만 나면 물고, 틈만 나면 도망가고…">

가뜩이나 엉키고 뭉쳐 깎기 힘든데 틈만 나면 버둥거리고, 도망치려 하고, 입질을 하는 통에 미용봉사자는 진땀을 잔뜩 흘려야 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미용을 마쳤지만 목욕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청아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청아는 남자 활동가들이 내미는 손의 냄새를 맡아주고, 살짝 터치도 허용합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틀에 걸쳐 추적하며 동선을 파악한 활동가는 청아에게 잔뜩 미움받고 있습니다. 화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잡힐 땐 맹수같았던 청아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특히, 센터 동물병원 담당 활동가의 손에 몸을 맡기고 쓰담쓰담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곧 입양 갈 수 있을 만큼 순화될 것 같습니다. 온 몸의 털이 누더기가 되도록 오랜 시간 유기견으로 떠돌던 청아가 따뜻한 가족을 만나 꽃길만 걷게 되기를 응원해주세요.